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Inc(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3억2677만달러(7조2403억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340만달러(1133억원)를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1000억원대 흑자를 냈다. 순이익은 처음으로 1억달러 선을 돌파하며 1억206만달러(4791억원)를 달성했다.

쿠팡은 두 분기 연속 흑자에 힘입어 연간실적도 크게 개선시켰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매출은 205억8261만달러(26조5917억원)로 전년 대비 26% 늘어났다. 2014년 로켓배송을 도입한 지 8년 만에 사상 최대 매출을 다시 쓴 셈이다. 

영업손실 규모도 1억1201만달러(1447억원)로 2021년 14억9396만달러(1조7097억원)와 비교해 10분의 1 이하로 줄였다. 잉여현금흐름 역시 마이너스(-) 2억4600만달러(3260억원)로 8억3700만달러(1조1528억원) 개선했다.

특히 환율을 적용한 실적개선 폭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상장한 쿠팡Inc는 국내 쿠팡법인의 실적을 미국 공시기준에 맞춰 외화로 환산해 공시하는데 2022년 원·달러 평균환율은 1291.95원으로 2021년 1144.42원보다 12.9%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 회계기준인 사업분기 말 환율로 계산한 쿠팡의 작년 원화 매출증가율도 달러 기준보다 9.8%포인트 높은 21.6%로 집계됐다.

쿠팡 수익개선의 가장 큰 배경은 막대한 투자를 통한 독보적 입지 구축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도입 이후 수십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독보적인 전국구 물류망을 구축했다. 이는 고객 유입으로 이어졌고 본격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이커머스 애플리케이션(앱)별 월간 순이용자(추정치) 순위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895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 사업자에 이름을 올렸다. 차순위에 오른 11번가가 957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쿠팡은 그간 발목을 잡아온 고정비 부담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

가우라브 아난드(Gaurav Anand) 쿠팡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작년의 성과를 기반으로 이제 장기적인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1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자 한다"면서 "매분기 의미 있는 성장을 기록하거나 동일한 성장률을 계속 달성하지는 못할 수 있지만 향후에도 계속해서 마진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도 이번 실적에 대해 "이번 성과는 수년에 걸쳐 지속해온 투자와 혁신의 결과다"라며 "비디오스트리밍과 음식배달서비스, 핀테크 등 다양한 신규진출 분야에서도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