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이 2023년 안에 제3자배정 방식으로 신주나 주식연계증권을 추가 발행했을 때 이를 우선적으로 인수할 조건부 권리를 카카오에 주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외 음원과 음반 유통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협력을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23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에스엠과 카카오가 7일 체결한 사업협력 계약서에는 에스엠이 발행한 신주 및 전환사채를 카카오가 인수하는 것 외에 다른 우선 신주인수권이 포함됐다. 

에스엠이 향후 제3자배정 방식으로 다른 신주 또는 주식연계증권을 발행했을 때 카카오가 앞서 인수한 신주 및 전환사채를 계속 보유한다는 조건 아래 2023년에 새로 발행된 신주나 주식연계증권도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는 이번에 에스엠이 발행하기로 한 신주 및 전환사채를 인수한다면 전체 지분 9.05%(채권의 주식 전환 포함)를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이어 에스엠이 2023년에 신주나 전환사채를 추가 발행한다면 카카오가 이를 우선 인수하면서 전체 에스엠 보유지분율을 유지 혹은 끌어올릴 수 있다. 

상법 418조에 따르면 기존 주주는 보유한 주식 수에 따라 신주 배정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정관에 따라 주주가 아닌 자에게도 신주를 배정할 수 있지만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에 필요한 경우로 한정된다. 

이를 놓고 에스엠과 카카오의 계약조항에 상법 위반 등의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스엠이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한 신주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을 손쉽게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위 조항이 신주 발행 시 보유지분율 희석을 막기 위해 주요 주주가 신주를 우선 배정받는 점을 명시한 통상적 조항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두 기업의 사업협력 계약서에는 에스엠의 음반‧음원 국내 유통과 관련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도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유통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계열사 포함)를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드림어스컴퍼니가 에스엠 아티스트의 음원‧음반 유통을 맡고 있다. 그밖에 국내 공연과 팬미팅 티켓 유통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거치는 내용도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두 기업은 소속 아티스트의 북미‧남미 매니지먼트 합작법인을 통합하는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다. 나아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인먼트아메리카를 두 기업의 합작법인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한 경우 그 법인의 첫 대표를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사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앞서 에스엠은 22일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전략에 있어 핵심 지역의 통합법인 운영이나 합작법인 설립을 할 것"이라며 "카카오가 이미 구축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사업적 커버리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슈들과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계약 내용은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