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키움증권의 기업공개(IPO) 사업이 연초부터 존재감을 뽐낸다. 상장 주관업무를 맡은 기업들의 공모 흥행을 이끌며 얼어붙었던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후속 딜(Deal) 발굴과 함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기업금융(IB)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숙원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은 틸론은 오는 7~8일 코스닥 시장 이전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60만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5000~3만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540억~1849억원이다. 일반 공모청약은 같은 달 13~14일 진행한다.

틸론이 이전상장을 마무리하면 키움증권은 꿈비와 샌즈랩에 이어 올해 세 번째 IPO 주관실적을 쌓게 된다. 앞서 상장한 두 기업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공모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기대가 커진다. 지난해 주식시장 한파로 디티앤씨알오 한 곳만을 상장시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연내 상장을 목표로 삼은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도 상장예비심사(예심)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 추가 실적이 기대된다. 코넥스 시장에서도 태양3C와 지슨의 지정 자문인을 맡아 이들의 증시 입성을 이끌었다. 또, 아이나비시스템즈와 에이스엔지니어링 등과도 IPO 주관 계약을 체결하며 후속 딜도 확보한 상태다.

4년 만에 재개한 스팩 상장 업무도 이어간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8년 키움스팩5호(70억원)을 상장시킨 뒤 시장에서 종적을 감췄다. 하지만 지난해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키움스팩6·7호를 연달아 증시에 입성시키며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내달 키움스팩8호(130억원)의 공모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IPO 사업을 시작으로 IB 시장 전반에 걸쳐 활약할 수 있을지 시선을 모은다. 키움증권은 지난 수년간 주력 수익원이 리테일(위탁매매)에 치우쳐 있는 것을 약점으로 지목받았다. IB 사업 내에서도 회사채 주관업무에서는 조 단위 실적을 쌓았지만, IPO 등 주식발행시장(ECM)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키움증권은 IB 사업 인력을 꾸준히 확충하는 등 조직 강화에 힘써왔다. 중기특화총괄팀의 명칭을 기업성장금융팀으로 바꾸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업성장금융팀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유상증자 주관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의 IB 사업 강화 노력이 단기간 내 효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리테일 사업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과 같이 주식시장에 급격한 한파가 닥쳤을 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 IB 사업이 약점으로 지목받아왔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해온 만큼, 올해 초 보인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간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