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휴젤이 메디톡스와의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공방과 관련해 독자적인 연구개발 성과라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시장은 휴젤이 현재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니 만큼 혹시 모를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휴젤 관계자는 "메디톡스-대웅제약의 소송 결과는 자사와 전혀 무관한 분쟁"이라며 "자사의 경우 2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독자적인 연구 및 개발과정을 인정받으며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고, 기술력과 제품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개발시점과 경위, 제조공정 등에 문제가 없는 만큼 미국에서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자사의 소송 역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관련 민사 1심에서 승소한 데 따라 그 여파가 휴젤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디톡스가 승소 당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며 자체적으로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까닭이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해 3월 자사 균주 및 제조공정을 도용한 혐의로 휴젤과 미국 법인 휴젤 아메리카, 유통 협력업체 크로마파마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상태다. ITC는 같은해 5월 메디톡스의 제소를 받아들이면서 법정 공방이 본격화됐다. ITC는 담당 행정판사가 예비판결을 내린 뒤 이를 참고해 위원회가 최종판결을 내린다. 해당 예비판결은 오는 11월로 예정돼 있다. 

시장은 휴젤이 최근 보툴리눔 톡신의 글로벌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기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 중이다.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시장은 약 5조원 규모의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필수 전진 기지인 셈이다. 

사실상 미국 시장 진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허가만을 남겨뒀다. 이르면 올 상반기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지 영업·마케팅 및 판매는 미국 현지 법인인 휴젤 아메리카가 담당하며, 이들을 통한 직접판매 전략을 추진할 전망이다. 직판 체제가 구축되면 동일한 가격이라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수료 지출이 줄어든 만큼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오는 11월 예정된 판결에서 ITC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면 휴젤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 미국 사업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이라는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휴젤이 메디톡스-대웅제약의 소송 결과에 선을 긋고 있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휴젤 관계자는 "현재 보툴리눔 톡신 사업 관련 견고한 입지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최초로 중국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미국 시장에도 진출함으로써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