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의 보툴리눔톡신(보톡스) 균주 도용 관련 민사소송 1심 결과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추론에 기반한 판결로 실체적 진실규명에 한계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는 10일 선고공판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개발됐다'며 원고(메디톡스) 일부 승소판결 했다. 

재판부는 나보타를 포함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제조 및 판매를 금지했으며, 해당 균주를 인도하고 기 생산된 독소 제제의 폐기를 명했다. 아울러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에게 약 4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대웅이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에 사용해 온 균주는 메디톡스의 균주로부터 유래된 것이며, 국내 토양에서 분리, 동정했다는 주장은 여러 증거에 비춰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에 사용한 제조 공정은 대웅이 불법 취득한 제조공정에 기초해 개발한 것이라며, 독자 개발했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짧은 개발 기간, 개발 기록 등을 근거로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디톡스는 2017년 10월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영업비밀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결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로 내려진 명확한 판단"이라며 "대한민국에 정의와 공정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판결을 토대로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즉각 항소를 신청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2022년 2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끝에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과 증인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내린 무혐의 처분과 완전히 상반됐단 이유에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집행정지 및 항소를 즉각 신청할 것으로 나보타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철저한 진실 규명을 통하여 항소심에서 오판을 다시 바로잡고, K-바이오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