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에 도전하는 오아시스가 최종 공모가 확정일을 맞았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잔여 공모일정을 진행할지 주목된다. 일부 재무적투자자(FI)가 손실구간에 진입했으나 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공모가를 대폭 낮춰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이날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가를 확정한다. 오아시스는 지난 7~8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대다수가 공모가 희망밴드(3만500~3만9500원) 하단을 밑도는 2만원 안팎으로 가격을 제시했다.

일단 공모가가 2만원대로 확정돼도 4배가량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초기 투자자들은 오아시스가 내리는 결정을 지지하겠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2020년 각각 126억원(주당 6381원), 50억원(주당 9116원)에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 전략적투자자(SI)인 이랜드리테일과 홈앤쇼핑도 힘을 보탰다.

반면 3대 주주인 유니슨캐피탈은 반대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2021년 500억원을 투자, 회사 지분 183만4550주(주당 2만7254원)를 확보했다. 이후 기존주주 지분 146만7700주를 추가 취득, 총 11.76%(330만2150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20~30%대 손실이 우려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공모가를 하향 조정한 뒤 증시 입성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오아시스가 기업설명회(IR) 과정에서 기업공개(IPO) 목표를 자금 확보 대신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투자자 접근성 확대로 제시해서다. 또, 몸값에 욕심내지 않고 시장 평가를 수용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쳐온 상태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 역시 지난 8일 IPO 간담회에서 "상장 목적은 이커머스 시장 재편에 따라 기업 인지도를 넓히는 것이고 보유 현금이 1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자금이 충분하다"며 "옥석 가리기가 심화된 시장에서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고 상장한 뒤 꾸준한 기업가치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사회 구성을 고려해도 상장 강행이 전망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정관을 상장회사 표준정관으로 개정했다. 주요 안건의 경우 이사회 과반이상 동의가 있으면 가결된다. 오아시스 등기이사는 9명(사내이사·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 각 3인씩)으로 구성돼있다. 앞서 상장 지지 의견을 밝힌 FI·SI 측 인사가 다수인 만큼, 과반 확보가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니슨캐피탈 설득도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오아시스가 이번에 IPO를 철회할 경우 재도전에 나설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서다. 게다가 유니슨캐피탈 보유지분 중 146만7600주에는 보호예수(6개월)이 체결된 상태다. 티이엠씨(TEMC)처럼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더라도 눈높이를 낮춰 상장한 뒤 주가 상승을 노리는 게 낫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다수 주주가 오아시스 의견을 따르기로 동의한 상황인 데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IPO 철회 후 재추진에 나서더라도 지금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회사 경영진이 상장 후 회사 성장과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만큼, 공모가를 낮춰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