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블루포인트파트너스(블루포인트)의 코스닥 입성 도전이 장기화할 움직임을 보인다. 잇단 증권신고서 정정작업으로 기업공개(IPO) 일정이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지만, 투자자 사이에서는 공모흥행에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루포인트는 오는 16~17일 이틀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기관 수요예측을 내달 7~8일로 연기했다. 총 공모주식수(170만주)와 공모가 희망밴드(8500~1만원) 등 공모 구조에는 변화를 두지 않았다. 일반 공모청약 역시 같은 달 13~14일로 약 3주 순연됐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번 정정신고서에서는 초기 투자기업 회수 현황 등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내용이 추가됐다. 블루포인트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투자 대금 대비 수익률(멀티플)은 24.50배로 2019년 7.29배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평균 회수 기간은 3년 1개월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기업은 지난 2015년 2865만원을 투자해 2022년 30억원(103배)을 회수한 스트리미다.

블루포인트는 지난달에도 회사 사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체 공모일정을 열흘가량 늦춘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인벤티지랩과 시리우스 등 이미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마친 기업 16곳과 파인에바, 민코넷 등 폐업한 기업 13곳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상세화했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의 근거가 된 비교기업군을 재정비했다. 당시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비교기업과 2021년 비교 대상을 다르게 선정하며 몸값을 부풀리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두 사업연도 비교기업을 모두 3곳(TS인베·린드먼아시아인베·나우IB캐피탈)으로 변경했다.

블루포인트 관계자는 "수요예측 일정을 차례로 미뤄서라도 투자자들이 액셀러레이터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상장 이후에도 업계 1호로서 투명한 소통과 건강한 사업운영을 통해 견고한 주주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블루포인트의 반복되는 일정 연기가 공모과정에서 변수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종적을 감췄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뒤 상한가)'에 성공하는 기업이 여럿 등장하는 등 IPO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블루포인트의 공모 시점까지 이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사업연도 결산 시기에 접어들면서 블루포인트가 속한 밴처캐피탈(VC) 업계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점도 부담이다. 부진한 실적을 거두는 업체가 늘어날수록 블루포인트에 대한 평가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아주IB투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90% 하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IB업계 관계자는 "AC 사업이 일반 투자자에게는 다소 생소해 블루포인트도 설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블루포인트에 앞서 기관 수요예측 일정(23~24일)을 진행하게 된 엘비인베스트먼트의 공모결과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