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기업공개(IPO) 일정을 앞두고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회사 기업가치가 지속 하락해 IPO로 지분차익을 거두겠다는 구상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서다. 여기에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까지 부각되면 상장 후에도 주가 흐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내달 초 코스닥시장 입성을 목표로 21~22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521억~4621억원이다. 지난 2021년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당시 75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시장 침체를 고려해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증시 입성 기대감을 키우는 가운데, FI들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회사 지분을 주당 7000~2만원에 취득한 초기 투자자들은 현재 공모가 희망밴드(1만8000~2만1000원)로도 지분차익을 노릴 수 있으나 프리 IPO(주당 3만6200원) 투자자들은 손실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프리 IPO 투자자들은 상장 1년 뒤 주가 흐름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상 상장예비심사(예심) 청구일 1년 이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주식을 취득하는 투자자들은 상장일로부터 1년 동안 보유주식을 매각할 수 없어서다. 회사는 2021년 4월 20일 코스닥 상장 예심을 신청했고 프리 IPO는 같은 해 6월 12~29일 이뤄졌다.

상장 후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나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이어지는 점은 부담이다. 최근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바이오다인과 툴젠 등 상장 1~2년 뒤에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역시 투자 매력도를 높일 만한 후속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초기 투자자들도 기대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유통가능물량)이 59.94%(1318만8255주)에 달해 오버행 이슈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 많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청약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기업가치를 대폭 낮춰 증시 입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기존 몸값으로는 상장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후속 투자자들도 매각 가능 시점이 1년 가량 남아있다"면서 "상장 후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불확실하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만을 고려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