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강원랜드가 1년 만에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회사 측은 인건비 구조를 개선하고,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등 조직운영의 효율화를 제고하기 위함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강원랜드가 그동안 명예퇴직·임금피크제 예정자를 결원으로 처리해 승진자리를 만들었던 만큼 또다시 꼼수를 부리고 있지 않냐는 지적도 시장서 나오고 있다.

강원랜드는 오는 3월1일까지 명예퇴직 희망자를 신청받는다. 대상은 2월28일 기준 근속연수가 20년 이상이고, 정년(만 60세)까지 3년 이상이 직원들이다.

강원랜드가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건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당시 강원랜드는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신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올해 역시 같은 목적으로 명예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보상 규모다. 강원랜드는 명예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위로금을 기본급의 최대 45개월치를 지급한다. 이 회사 직원들이 지난해 평균 5115만원의 기본급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1인당 최소 2억원 이상의 보상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공기관 혁신 지침에 따라 명예퇴직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라며 "45개월 역시 지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직원 채용으로 조직 운영의 선순환을 도모하고, 효율적 인력 구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랜드가 고연차 인력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하게 된 이유는 감사원이 이 회사에 ▲기관 정원 및 현원 관리 부적정(통보) ▲정원 초과 승진임용(주의) 조치를 내렸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2년 4월 기준 강원랜드의 4급 직원은 1872명으로 정원(1431명) 보다 1.3배 많은 반면, 하위 직급인 7급 직원은 171명으로 정원(746명) 대비 0.2배 수준에 불과할 만큼 특정 직급에 직원이 몰려 있는 불균형 상태였다.   

나아가 인위적으로 자리를 만들어 승진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및 명예퇴직 예정자는 기간이 도래하기 전까지 각 직급의 정원 내 인력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강원랜드는 이들을 결원으로 처리해 승진 규모를 늘렸던 것. 

최근 3년만(2019~2022년) 봐도 강원랜드의 2~3급 승진자는 265명(2급 117명, 3급 148명)에 달했는데, 감사원 조사 결과 정당하게 승진해야 하는 인원은 106명(48명, 58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159명의 경우 임금피크제 대상자 144명, 명예퇴직 예정자 12명를 결원으로 처리해 득을 봤던 것으로 나타났다. 159명에 대한 꼼수 인사로 강원랜드는 1억3500만원의 불필요한 인건비를 지출,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4급 이하 직급의 통합정원 운영 등을 주무부처와 협의하고, 중장기적으로 정원 및 현원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외부자문 등의 연구 검토를 통해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명예퇴직 등을 선제적으로 실시해 승진 규모 산정을 위한 결원을 확보하는 등 직급별 정원 범위 내에서 승진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공공기관 혁신 지침(2022년 11월자)에 따르면 퇴직 기준급여는 기본급 또는 월평균임금의 45% 중 선택하며, 퇴직금 산정기간은 명예 퇴직 신청 시부터 ▲정년이 5년 이내에 도래하는 경우 (정년까지) 남은 기간의 절반 ▲5년 이후 10년 이내에 도래하는 경우에는  4분의 1로 규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