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로 올라있는 피에몬테(25.84%)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휠라홀딩스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업계에선 윤 회장의 아들인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의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지배구조상 상위에 위치한 피에몬테를 앞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피에몬테는 이 달에만 87억을 투입해 휠라홀딩스 주식 총 26만925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한 해 동안 총 286만주를 사들인 데 이어 새해에도 지분 확대에 나선 것. 이에 따라 피에몬테의 지분율은 2021년 말 21.65%에서 지난해 말 26.34%로 4.69%포인트 늘어났고, 올 초 일곱 차례의 장내 매수로 0.43%포인트 늘어나며 현재 26.77%다.

피에몬테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과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 윤 대표 개인회사인 '케어라인'이다. 2021년 12월 기준 윤 회장의 피에몬테 지분은 75.2%, 윤 대표는 4.1%, 케어라인은 20.7%다. '윤윤수 회장→피에몬테→휠라홀딩스'와 '윤근창 대표→케어라인(전동스쿠터 제조사)→ 피에몬테→휠라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돼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 매입이 승계를 위한 밑작업이란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윤 회장이 향후 피에몬테 지분을 윤 대표에게 넘기기 위해 지배력을 미리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윤 회장 장녀인 윤수연씨(0.02%) 외에는 오너 일가가 휠라홀딩스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피에몬테 지분율 21%(2021년 기준)로는 충분한 지배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한편에선 휠라홀딩스의 배당 확대 수혜를 누리기 위해 피에몬테가 이 회사 지분을 늘리고 있단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배구조상 피에몬테가 휠라홀딩스에서 받는 배당금을 향후 윤 회장 일가가 곳간에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향후 5년간 최대 6000억원 상당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지급했는데, 이 덕분에 피에몬테가 130억원 가량의 배당액을 챙겼다. 다시 말해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율이 높아지면 윤 대표 역시 승계 재원 마련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지분을 늘리고 있단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 일색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피에몬테에 대한 윤근창 대표 지분율이 낮아 승계를 위한 밑작업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윤 회장이 임기 동안 장남에게 증여할 계획이 없는 뜻을 내비쳐온 만큼 승계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피에몬테가 휠라홀딩스 지분을 늘리는 건 승계를 위한 밑작업 가능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장 침체에 따라 주가 하락을 방어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피에몬테는 윤 회장 개인 회사이기 때문에 지분 확보에 대해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