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20일 신한은행을 비롯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진행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세대교체'를 언급하며 용퇴한 만큼 최대 10곳의 자회사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CEO 선임을 단행할 예정이다. 연말 CEO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신한자산신탁 △신한저축은행 △신한벤처투자 △신한AI 등 10곳이다.

신한금융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자경위는 위원장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용병 현 회장과 진옥동 차기 회장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중점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는 진옥동 행장의 뒤를 이을 신한은행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는 전필환 부행장(디지털전략그룹장), 박성현 부행장(기관그룹장), 정상혁 부행장(경영기획그룹장)과 이인균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전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등이 거론된다. 

전필환 부행장은 진 행장과 마찬가지로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 부사장을 지낸 '일본통'이다. 최근 디지털개인부문장을 맡아 배달앱 '땡겨요'를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주주들의 거점지인 오사카 지점장을 지내며 신한금융 지분 15% 내외를 보유한 재일동포 주주들과 관계를 다져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박성현 부행장은 지주 전략기획과 은행 영업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8년 신한은행의 서울시금고 은행 선정 주역이었고, 재선정 입찰을 앞둔 올 초 기관영업그룹장으로 복귀해 서울시 1·2금고 유치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상혁 부행장은 진 행장이 신한은행장에 오른 2019년 비서실장을 지낸 이후 2018년 말 상무, 2020년 말 부행장으로 1년마다 승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재무적 역량을 바탕으로 경영기획그룹장(CFO)를 맡는 등 '국제통'인 진 행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현재 신한은행 부행장 중에서 신한은행장과 함께 신한카드 등 다른 계열사 CEO가 나올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020년 말 정기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부행장 중 전필환·정상혁·정용욱·최익성·한용구 부행장 등 진 행장이 직접 인사권을 행사해 선발한 5명의 부행장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의 연임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4연임에 성공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2017년부터 카드업계 CEO를 맡은 '최장수 CEO'라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되는 부회장직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임 대표가 자리를 떠날 경우 유력 후보군으로는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전필환 신한은행 부행장, 이인균 신한금융 운영부문장(COO),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등이 거론된다.

신한금융은 이날 자경위에서 부회장직 신설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부회장직이 없어 신설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다만 조 회장이 용퇴하면서 부회장직 신설 여부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와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 등 다른 계열사 사장들도 이달 말로 임기가 종료된다. 앞서 조 회장이 '세대교체'를 언급하면서 용퇴하면서 10곳의 자회사 CEO가 대부분 교체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