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이하 MS저축은행)이 최근 100억원 규모의 무상감자를 단행하며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다만 BIS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가 당국의 규제 기준에 근접해 추가적인 자금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재무여건이 좋지 않은 모회사 SK증권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MS저축은행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 1만원의 보통주 101만8479주를 소각하기로 결의했다. 전체 주식의 22.06%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무상감자의 목적에 대해 MS저축은행 측은 "결손금 해소를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이라고 밝혔다.

MS저축은행은 무상감자 전까지 자본총계(445억원) 규모가 자본금(462억원) 보다 적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과거 수년간 이어진 영업부진으로 73억원가량의 결손금이 발생하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그러나 이번 무상감자로 MS저축은행의 주식은 461만6313주에서 359만7834주로 감소했고, 자본금은 461억6313만원에서 359억7834만원으로 줄었다. 자본금이 102억원가량 감소하면서 MS저축은행은 기존의 부분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BIS비율 등을 맞추기 위해 MS저축은행은 곧바로 대주주의 유상증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모회사인 SK증권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SK증권은 수익기반 다각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MS저축은행의 지분 93.57%를 390억원에 인수했다. 

MS저축은행의 경우 BIS비율이 9.6%로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가장 낮다. 당국 권고치인 7% 보다는 높지만, 10% 이하 저축은행으로는 유일하다.

BIS비율은 금융회사의 리스크 증대에 대처하기 위한 자기자본비율 규제에 관한 국제적 통일기준이다. 대체로 BIS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우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 감독규정상 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은 7%이상, 1조원 이상은 8%의 BIS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MS저축은행을 인수한 SK증권이 자회사의 재무안정성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등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MS저축은행 측 역시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자체 이익금 증가 및 대주주의 자본금 증자 등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BIS비율을 업계 평균(13% 내외) 이상으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최근 모회사인 SK증권의 자금여건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사업다각화를 위한 잇따른 지분투자와 최근 우발채무 확대 등으로 자본적정성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SK증권의 우발채무(출자약정 포함)는 4164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7.1% 수준이다. 우발채무의 77%가 무등급PF 약정이며, 이 중 브릿지론 비중은 24%로 낮은 수준이나, 변제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이 90%로 질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최근 금리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로 PF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우발채무 관련 재무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연이어 이루어진 자산운용사 지분취득, 캐피탈 콜(Capital Call)을 통한 PEF 출자, MS저축은행 인수, 자기주식 취득이 자본완충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4분기 이후 우발채무와 파생결합증권 규모가 증가하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돼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