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KDB인베스트먼트(이하 KDB인베)가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KDB인베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 회장은 국내 기업 구조조정 시장이 채권 금융기관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변하고 있지만, 여전한 '플레이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DB인베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구조조정 설명회'에서 "최근 기업들은 은행 대출 등 간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채권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구조조정 시장이 과거와 같은 채권 은행 중심에서 사모펀드운용사(PEF) 등이 주체인 시장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업들이 주식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 규모는 194조4832억원으로 전년대비 10.8%(18조9833억원)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의존도가 94.3%로 높았지만, 지난해 주식 시장이 구조적 호황에 접어들면서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105.3%에 달했다.
이 회장은 "이처럼 구조조정이 시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현재 주요 플레이어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구조조정 시장이 성숙한 단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플레이어를 추가해 인수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구조조정 시장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KDB인베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사모펀드운용사(PEF)인 KDB인베는 지난 2019년 산은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이 설립엔 이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KDB인베는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현대중공업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KDB인베가 대우건설 관리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의 실적과 재무건전성, 주가 등이 개선되고 있다"며 "KDB인베가, 우리가 최초에 의도했던 시장형 PEF이자 기업 구조조정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플레이어로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수합병전은 인수 주체가 많아야 성공적인데, 대한민국에는 규모가 큰 구조조정 전문 펀드가 적다"며 "KDB인베가 시장 확대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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