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한국지엠(GM)이 창원공장에 크로스오버(CUV·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비슷한 형태지만 SUV보다 크기가 크고, 연비가 높은 차) 생산을 위한 라인구축에 돌입하면서 부진한 판매실적의 반등을 이끌지 주목된다. 지엠 본사 차원의 차세대 글로벌 전략차종이 생산되는 만큼 조만간 국내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대형 SUV 2종과 함께 신차 라인업을 공고히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경차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에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한 도장공장의 착공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해 지엠 본사가 한국공장에 배정한 두 종의 차세대 글로벌 제품의 생산과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의 일환이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이와 관련해 “창원공장에서 차세대 글로벌 제품 생산을 위한 준비에 본격 돌입한 것은 창원공장이 지엠 내 경쟁력 있는 생산사업장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견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창원공장 내 도장공장은 6만7000제곱미터(㎡) 면적의 3층 높이로 신축된다. 시간당 60대의 차량 도장 작업이 가능하고 주요 공정의 전자동화와 환경 친화적인 설비가 구축된다. 이후 차체, 조립라인 등의 생산라인 설비가 순차적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CUV는 2022년 말부터 양산에 돌입해 2023년 초부터 전 세계시장에서 판매될 계획이다. 지엠 본사의 글로벌 전략 신차를 양산하는 만큼 한국지엠의 판매향상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시장 철수설 속에 신차 출시가 지연되는 등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46만대로 전년 대비 12% 가까이 줄었다. 무엇보다 내수시장 판매가 전년 대비 30% 가량 줄면서 10년 만에 내수시장 판매 3위 자리를 쌍용차에 내줬다. 올해 1분기 판매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하반기 대형 SUV와 픽업트럭이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도 긍정요소다. 한국지엠은 지엠 본사로부터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한국시장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차종은 올 초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됐다. 두 모델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20%에 가까운 판매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높은 인기를 끈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이 두 모델이 각각 ‘팰리세이드’, ‘렉스턴 스포츠 칸’과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트래버스’는 동급 최대 차체(전장 5189mm)·트렁크 적재량(최대 2781L)·동력성능(최고 출력 310마력)을 자랑한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두 모델에 대해 “한국시장에서 제품 구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대형SUV인 ‘타호’의 한국시장 판매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한국지엠은 시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서울모터쇼를 통해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외에도 타호에 대해 한국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시장성을 조사해 한국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연내 출시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한국 내 생산도 예정돼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트랙스’(소형)와 ‘이쿼녹스’(중형) 사이의 차급인 준중형모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내수 판매는 물론 수출에도 나설 예정이다. 아직 출시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가 하반기 출시될 ‘트래버스’ ‘콜로라도’와 함께 한국시장의 핵심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