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에도 주가 급락세가 지속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는 수혜가 되고 있다는 관측이 커지는 분위기다. 주가가 낮아질수록 부담해야할 증여세 규모가 줄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여세 산정에 적용되는 평균주가가 10% 낮아지면 부담 세액은 최소 1000억원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의 증여세 산정 기준 시작점인 9월14일부터 지난 5일까지 삼성전자 종가 평균은 약 24만2600원이다. 이날 주가는 20만15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전일대비 7.57% 급락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증여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13일 종가 23만2000원 대비로는 13.15%가 빠졌다.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지난달 발표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주식 증여 예정일은 이달 12일이다. 이에 따라 9월 14일(12일은 토요일이라 제외)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주가가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5일까지 종가 평균가를 기준으로 잡을 때 예상 세액은 약 1조5754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세액 계산에는 최대주주 할증평가 20%, 증여세 최고세율 50%, 신고세액공제 3% 등이 적용됐다.
아직 평가기간이 남은 만큼 실제 세액은 당장 확정 추산하긴 어렵다. 다만 현 수준의 주가가 지속된다면 증여세 역시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5일 종가인 20만1500원이 향후 한 달간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누적 평균주가는 약 22만7200원까지 낮아진다. 이 경우 예상 증여세는 약 1조4753억원으로, 5일 현재까지의 평균주가를 적용했을 때보다 약 1000억원 감소한다. 같은 주가가 평가기간 종료일인 내년 1월 12일까지 유지된다면 예상 세액은 약 1조4200억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주가 역시 급락세를 보이면서 평균종가 하락 가능성 역시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규장 전 프리마켓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10% 이상 폭락하면서 17만원 후반대로 추락하기도 했다. 향후 주가가 해당 수준이 이어지면 종료일 시점의 평균종가는 계산상 20만7000원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이 회장의 예상 증여세는 1조3500억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단순비교하면 이전 예상 대비 최대 3000억원 가량 세부담이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 매도세 등 대외적인 요인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3분기 확정 실적발표 당시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4.13% 하락했는데, 분기 영업익 107조원 돌파 소식에도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구체적인 집행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게 실망감을 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당시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확정하고 잔여 주주환원 재원의 상당 부분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집행 규모와 시기, 차기 주주환원 정책은 내년 1월 발표하기로 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에서 연간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했다. 특히 일본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활용한 특별배당을 포함해 3분기 주당 2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면서 환원 재원의 활용 방식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는 주가 하락과 대주주 일가의 증여 계획을 의도적인 주가 누르기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증여 계획을 공시한 절삭공구업체 와이지원 역시 최근 한달 간 주가가 20% 가까이 빠지면서 해당 의혹이 증권업계 중심으로 제기되는 분위기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대내외적 환경을 감안하면 이같은 의혹을 그대로 반영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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