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담해야 할 증여세 규모는 여전히 상당할 전망이다. 증여세 산정에는 증여 시점의 주가뿐만 아니라 이전 2개월간 상대적으로 높았던 주가도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증여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반등할 경우 이 회장의 증여세 부담은 현재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9.05% 하락한 2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 28만5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불과 3주 사이 26.4% 급락했다. 특히 이달 13일 7% 넘게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9%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진 모습이다.
앞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지난 12일 이 회장에게 삼성전자 보통주 1115만8000주를 증여하기로 했다. 이날 종가인 21만원을 적용하면 증여재산 가치는 약 2조3432억원이다. 여기에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20% 할증평가와 증여세 최고세율 50%를 적용하면 예상 증여세는 약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실제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번 증여의 경우 예정일이 다음 달 12일인 만큼 9월 12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의 주가가 평가 대상이다. 최근 주가가 급락했더라도 이전에 형성된 높은 주가가 반영되면서 실제 증여세는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추산한 금액보다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증여세 규모는 향후 주가 수준에 따라 수천억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단순계산으로 평균 주가가 25만원이면 증여세 규모는 약 1조6600억원 수준으로 올라간다. 30만원일 경우는 약 1조8200억원, 35만원이면 약 1조9900억원까지 늘어난다. 현 주가 수준 대비 약 5000억원 가까이 증여세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다만 실제 세액의 경우 평가기간 중 거래일별 종가에 따라 달라진다.
업계에서는 증여 이후의 주가 흐름이 최종 증여세 결정에 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최근 급락에도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중장기 주가 상승 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다수의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의 2배 이상으로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5만원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유안타증권도 63만원을 목표치로 내놨다. SK증권, KB증권도 각각 61만원, 60만원을 목표주가로 설정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세액 확대는 곧 이 회장의 자금 조달 부담으로 이어진다. 앞서 이 회장은 홍 명예관장으로부터 1조9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장외 매수했다. 증여세는 연부연납을 통해 최대 5년간 총 6회(최초 납부 포함)에 걸쳐 나눠 낼 수 있지만 전체 규모가 커지면 매년 내는 납부 규모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예정대로 내달 주식 증여가 이뤄지면 증여세 납부는 내년 3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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