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석권하는 ‘블루 쓰나미’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에 순풍이 불어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힌데 이어 중국산 배터리 규제도 유지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공화당이 추진해온 전기차(EV) 수요 억제 정책에는 제동이 걸리면서 배터리사의 실적 개선세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야당인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탈환하며 ‘블루 웨이브(민주당 승리)’를 넘어선 블루 쓰나미(민주당 압승)로 귀결됐다. 민주당은 상원 100석 중 최소 54석, 하원 435석 중 최소 240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선거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협력을 시사하면서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배터리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정책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북미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공급 병목, 유럽 순수전기차(BEV) 실수요 회복, 미드니켈 배터리의 재평가와 맞물리는 구조적 턴어라운드를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정책 기대감의 심리개선은 명확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BEV 구매 보조금 소멸 및 연비규제 폐지 영향에 국내 배터리기업들의 미국 BEV 출하량이 급감했었지만 2028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 시각으로 정책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 의회 견제 구도가 형성되며 세액공제의 조기 삭감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됐다”며 “재무부의 금지외국기관(PFE) 세부 규정 집행과 무역법 301조, 232조 등 규제는 의회와 무고나하게 2029년 1월까지현 행정부가 일관되게 집행한다”고 말했다.
마침 미국 민주당 지도부는 올해 5월 에너지 어젠다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축소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복원하고 송전망과 ESS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역내 생산기지를 갖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ESS 전환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역시 미국 내 드라마틱한 정책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 봤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선거 결과에 따라 IRA 30D 부활과 같은 배터리 관련 법률과 정책의 변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민주당의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는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ESS의 필요성과 중국 견제는 양당 동일 어젠다로 배터리 기업들의 현지 ESS 라인전환 등 사업 계획은 차질 없이 수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공화당이 추진해온 전기차 수요 억제 정책은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IRA 30D 세액공제 폐지와 리스·상업용 전기차 혜택 종료 등이다. 특히 신규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됐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이 줄어들면서 올해 3분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고 알려진다.
배터리 업계에서도 북미 EV 수요가 회복되어야 지금의 실적 개선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의 EV 매출 비중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확대로 인한 ESS 출하량 증가로 조정기를 거치고 있으나 여전히 60~70% 수준에 달한다. 이를 북미 지역으로만 한정해도 EV 배터리 매출은 전체 과반이 넘는 상태다.
또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같은 EV에 우호적인 인물이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결국 EV가 살아나야 중장기적으로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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