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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올라탄 엑시트 셈법
김규희 차장
2026-11-06 08:25:00
사모펀드업계, 구주 투자 완화 요구에 세컨더리 활성화 목소리
이 기사는 2026-11-05 08:48:2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규희 차장] 마중물은 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먼저 붓는 한 바가지 물이다. 적은 물을 부어 더 많은 물이 흘러나오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정책금융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먼저 자금을 투입해 민간 자본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마중물이 새로운 물길을 여는 대신 이미 물을 퍼 올린 사람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 쓰인다면 어떨까.


국민성장펀드를 둘러싼 사모펀드(PEF) 업계의 최근 움직임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정책자금을 기존 투자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주 투자 제약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자금이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150조원을 첨단전략산업에 공급하는 정책금융 프로그램이다. PEF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민간 운용사가 자금을 굴리는 간접투자 부문이다. 다만 정책자금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신주 투자로 유입된 자금은 기업의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등에 쓰이지만 구주 인수대금은 지분을 파는 주주에게 돌아간다.


그렇다고 구주 투자를 무조건 배척할 일은 아니다. 경영권 인수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이나 사업 재편 역시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수단이다. 실제 한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구주 투자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정책자금인 만큼 기업에 직접 돈이 들어가는 투자를 선호하고 기존 대주주에게 매각대금이 돌아가는 거래는 지양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세컨더리 시장을 적극적으로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는 논리다. 기존 펀드의 자금이 장기간 묶이면 기관투자가(LP)의 신규 출자 여력까지 위축될 수 있다. 세컨더리 거래로 회수된 자금이 새로운 기업에 재투자된다면 민간 자본의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라는 명분이 모든 구주 거래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업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컨티뉴에이션 거래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기존 펀드의 투자기업을 동일 운용사의 신규 펀드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투자기간을 늘려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지만 기존 펀드의 회수를 위해 신규 펀드 자금을 사용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사실상 동일한 운용사라는 점에서 이해상충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전가격이 높게 책정되면 기존 펀드의 수익률은 높아지지만 신규 투자자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여기에 국민성장펀드 자금까지 투입된다면 특정 운용사의 엑시트를 지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세컨더리 시장을 열어주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거래에 정책자금을 투입하느냐다. 적정한 가격에 지분이 거래되고 회수된 자금이 새로운 투자로 이어진다면 정책금융의 역할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 반면 회수가 어려운 자산을 높은 가격에 떠넘기는 거래라면 선을 그어야 한다.


구주 투자 확대에 앞서 명확한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 기업 성장 기여도와 거래가격의 적정성, 이해상충 가능성을 평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컨티뉴에이션에는 독립적인 가치평가와 기존·신규 LP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국민성장펀드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돈을 공급했느냐가 아니라 기업을 얼마나 성장시켰느냐에 달려 있다. 정책금융은 민간 자본의 물길을 여는 마중물이어야 한다. 누군가의 투자금을 회수해 주기 위해 붓는 물이어서는 안 된다.

국민성장펀드가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이고, 왜 구주 투자 관련 논란이 있는 거야?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첨단전략산업에 150조원을 공급하는 정책금융 프로그램이에요. 최근 이 자금을 기업의 신규 투자(신주 투자)가 아닌, 기존 투자자의 지분을 사들이는 '구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약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구주 투자를 허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점이 우려돼?
구주 투자를 통해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되면, 회수된 자금이 새로운 기업에 재투자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어요. 또한 기존 펀드에 자금이 묶이는 것을 방지해 기관투자가(LP)의 신규 출자 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반면, 정책자금이 기업의 성장을 돕는 대신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특히 동일한 운용사가 기존 펀드의 투자기업을 신규 펀드로 이전하는 '컨티뉴에이션 거래'의 경우, 이전가격이 높게 책정되면 신규 투자자가 부담을 떠안는 등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실제 펀드를 운용하는 관계자들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구주 투자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정책자금인 만큼 기업에 직접 돈이 들어가는 투자를 선호하고 기존 대주주에게 매각대금이 돌아가는 거래는 지양하도록 한다”라고 말했어요.
구주 투자가 정책금융의 목적에 맞게 잘 운영되려면 무엇이 필요해?
구주 투자 확대에 앞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요. 기업의 성장 기여도, 거래가격의 적정성, 이해상충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요. 특히 컨티뉴에이션 거래 시에는 독립적인 가치평가와 기존 및 신규 LP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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