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13개 금융회사에 총 3746억원의 과징금·과태료를 부과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1736억원으로 가장 많은 제재를 받았다. 2023년 금융감독원이 관련 검사를 시작한 지 3년여 만의 내려진 결론이다.
금융위는 4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안을 최종 의결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위반한 7개 은행과 6개 증권사가 대상이다. 특히 2021년 금소법 시행 이후 주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제재 사례이기도 하다.
전체 제재액은 과징금 3712억4200만원과 과태료 33억9000만원을 합쳐 3746억3200만원이다. 은행권에 3637억3800만원, 증권업계에 108억94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전체 제재액의 약 97%가 은행권에 집중됐으며, 금융위가 부과한 금전 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지난 6월 금감원이 금융위에 보고한 약 6000억원보다 2000억원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말 약 2조원 규모의 과징금·과태료를 금융사들에게 사전 통보했다. 이후 올해 2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약 1조4000억원으로 감경한 제재안을 금융위에 보고했다. 그러나 금융위가 지난 6월 재검토를 요청하면서 제재 규모는 약 6000억원으로 다시 축소된 데 이어 금융위에서 추가 감경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제재 규모가 가장 컸다. 과징금 1723억3400만원과 과태료 13억원을 합쳐 1736억3400만원이다. 하나은행은 924억7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NH농협은행에는 과징금과 과태료를 합쳐 405억9500만원이 부과됐다. 신한은행은 387억4500만원, SC제일은행은 179억1600만원이다. 우리은행과 수협은행의 제재액은 각각 3억3100만원, 4200만원으로 결정됐다.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제재액이 92억5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은 10억원,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각각 3억400만원, 3억원을 부과받았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제재액은 각각 2300만원, 1000만원이다.
이번 제재는 금융회사들이 홍콩 H지수 ELS 관련 상품을 판매하면서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 등을 위반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7개 은행은 홍콩 H지수 ELS가 편입된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하면서 투자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누락하거나 분석 대상 기간을 변경한 운용자산설명서를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은행은 상품의 손익구조를 과도하게 단순화해 설명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성 등에 따른 손실 위험을 누락했다. 투자자성향 평가 때 고객의 재산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상품을 권유·판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증권사에서는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부당권유금지 의무 등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위험등급 관련 유의사항을 누락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가 주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금소법 위반 첫 사례라는 점을 고려해 여러 차례 심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법리 검토와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제재 수위를 확정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금융위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와 함께 소비자 보호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에는 '투자성 상품 설명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영업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칙' 도입을 위한 금소법 개정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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