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2030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5% 목표 달성을 위한 연도별 경로를 처음 내놨다. 기업여신과 비이자수익을 늘리고 캐피탈사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마스턴캐피탈 인수에 이어 신용카드업과 증권업 진출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 인수합병(M&A)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변수로 남아 있고, 대규모 기술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열린 카카오뱅크 2026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권태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8년도에는 10%대, 2029년도에는 12%대, 2030년에는 15%대까지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누적 ROE는 9.40%다. 2030년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보다 ROE를 5%포인트 이상 높여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ROE 개선을 위한 네 가지 수단으로 기업여신 확대, 비이자수익 증대, 주주환원 확대, M&A를 제시했다. 우선 2030년까지 전체 여신에서 기업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18%로 높이고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비이자수익 비중도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수료·플랫폼 사업과 자금운용 수익을 늘려 수익 기반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M&A로 새로운 이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주환원은 자기자본 규모를 조정해 ROE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반면, 기업여신과 비이자수익 확대 및 M&A는 이익 창출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다.
권 CFO는 "특히 캐피탈사를 통해서 ROE를 높여서 전반적인 은행의 ROE를 상승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마스턴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향후 캐피탈사에 대한 출자 규모나 2030년까지 기대하는 이익 기여 수준 등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추가 M&A의 변수는 대주주 적격성이다. 권 CFO는 "마스턴캐피탈 M&A 외에 신용카드업, 증권업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계획"이라면서도 "현재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며 향후 재판 결과를 지켜보면서 가능한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과 증권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면 관련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신규 금융업 진출의 변수로 남아 있다. ROE 개선의 한 축으로 제시한 외부 성장전략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대규모 기술 투자도 당분간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2028년까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분야에 총 2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권 CFO는 "2026년 연간 감가상각비와 전산운용비는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외의 판관비 항목은 한 자릿수 증가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규 사업과 보안 관련 기술 인력을 제외한 채용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인건비 요인을 제외하면 올해 전체 판매관리비는 20% 안팎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하겠지만 기술 투자가 안정화되는 2028년부터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판관비는 1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플랫폼 수익 성장 전망도 당초 목표보다 낮아졌다. 카카오뱅크는 연초 플랫폼 수익의 전년 대비 20%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출 규제가 장기화하면서 주요 수익원인 대출비교 서비스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영향이다.
권 CFO는 "연간으로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대출비교 서비스 성장은 어려운 환경"이라며 "연간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올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하며 2027년도에도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체크카드 관련 수익은 결제액과 이용자 유입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고, 광고 수익은 프리미엄 광고 지면과 이용량 확대에 따라 50%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에도 체크카드와 광고, 펀드 등 기존 서비스의 성장에 더해 보금자리론과 공동대출 등 신규 서비스로 수익원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여신 부문에서는 분양잔금대출과 법인대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권 CFO는 지난 9월 출시한 분양잔금대출에 대해 "2027년도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여신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이 올해 약 20만호에서 내년 약 23만호로 늘어나는 점도 시장 확대의 근거로 들었다.
법인대출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부산은행과의 공동대출을 통해 보증기금 대출로 먼저 진입한 뒤 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넓힐 계획이다. 법인뱅킹은 2028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NIM은 2.15%로 전분기보다 2bp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저축성예금 비중 확대에 따라 조달비용이 늘었지만 대출과 채권 수익률이 더 크게 상승한 영향이다.
권 CFO는 "4분기에는 계절적인 특성상 퇴직연금 유입이 집중되는 시기"라며 "4분기 NIM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간 NIM은 전년보다 10bp 이상 상승해 당초 제시한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저원가성예금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조달비용 관리의 변수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저원가성예금 비중은 54.1%로, 내부적으로는 50% 이상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권 CFO는 외국인과 법인 고객으로 수신 기반을 넓히고 모임통장 등 목적별 상품을 확대해 저원가성예금 비중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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