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10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고유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자 ETF 시장도 위축을 면치 못한 것이다.
지난달 국내 ETF 시장 순자산은 30조원 넘게 감소했는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상위 10개 운용사가 전체 감소분의 99% 이상을 차지했다.
3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026년 10월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 28개 자산운용사의 ETF 순자산총액(AUM)은 426조90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457조7217억원과 비교해 한 달 새 30조8123억원(6.73%) 감소했다.
순자산 감소는 상위 운용사에 집중됐다. 상위 10개 운용사의 순자산 감소액은 30조6033억원으로 전체 감소분의 99.32%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만 각각 10조원 넘는 순자산이 줄어드는 등 대형 운용사 중심의 시장 집중도가 두드러졌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은 각각 10조9747억원, 10조1692억원 감소했다. 전체 운용사 28곳 가운데 전월보다 순자산이 증가한 곳은 우리자산운용(2756억원),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1401억원), DS자산운용(453억원) 등 중소형사 3곳에 그쳤다.
◆ 금리와 유가에, AI 우려까지…증시 조정기 ETF도 위축
국내외 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자 ETF 시장도 부진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지난달 각각 15.90%(6814.49→5730.74), 15.17%(853.96→724.38) 하락했다.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지난달 중순 5300선까지 밀리는 등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해외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3%(7666.47→7580.07), 나스닥지수는 5.76%(2만6992.31→2만5437) 하락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하락이 지수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26만6500원에서 22만5000원으로 15.57%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76만2000원에서 141만8000원으로 19.52%나 떨어졌다.
증시 조정에는 고금리 장기화와 고유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물가 부담과 재정적자 확대 우려로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 부담이 커졌다. 특히 지난달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 중후반까지 오르는 등 장기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미래 성장 기대를 주가에 반영하는 기술·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확대됐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증시 하락 압력을 키웠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려 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에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AI 산업에 대한 성장성 논란도 불거졌다. 앤트로픽 등 AI 기업의 매출 성장세가 직전 분기보다 둔화하면서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있지만 투자 회수 시점과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 미 중간선거·FOMC…연말 증시 변수
올해 남은 기간에는 미국 중간선거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 중간선거 개표 결과는 4일(국내시각) 오전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의회 권력 구도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관세 정책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블루스윕이 현실화하면 기존 코스피 전망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정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미국 장기금리와 달러가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반면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레드스윕의 경우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미국 장기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기존 코스피 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내달 예정된 올해 마지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도 주목된다. 직전 열린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위원 2명이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하며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금리와 AI 투자금 회수에 대한 우려가 올해 남은 기간 증시의 주요 변수”라며 “물가 부담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도 함께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매출과 수주잔고가 늘고 있는 만큼 AI 수요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다”라며 “차입 의존도가 높은 AI 인프라 업체와 투자 여력이 있는 대형 빅테크 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AI 테마 내에서도 기업별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