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KT가 2031년까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용량을 1GW(기가와트) 추가 확보하기 위해 기존 통신자산을 활용한다. 전국에 보유한 부지와 통신망으로 개발 부담을 낮추고 KT클라우드의 구축·운영 역량을 자체 센터 확충과 외부 데이터센터 사업에 함께 투입하는 전략이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AIDC 시장에서 이미 갖춘 자산과 사업 기반을 활용해 투자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KT가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은 부지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 통신망과 해저케이블, KT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기반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신규 부지 매입 부담을 줄이는 데 더해 데이터센터 간 연결과 고객 유치, 구축·운영까지 기존 사업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통신 인프라에 AI 수요를 더해 자산의 수익 기반을 넓히겠다는 셈법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통신망과 유휴 부지 등 보유 자산을 활용하고 코로케이션(Co-location, 상면임대) 실수요 기반으로 2031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1GW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며 “현재 기준 2029년까지 확보한 AI 데이터센터 용량은 200MW”라고 설명했다.
지역별 개발 방식에도 투자 효율을 고려했다. 수도권에서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여의도·목동·경기 서부·경기 남부 등 권역별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금융권 초저지연(Ultra-Low Latency) 서비스와 클라우드, 고밀도 GPU 연산 등 고객 수요에 맞춰 거점을 확장한다. 기존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를 신규 시설에 연결해 사업 기반을 넓히는 방식이다.
비수도권에서는 대규모 입주 고객인 앵커 테넌트(핵심 임차인)를 먼저 확보한 뒤 부지를 개발한다. 수도권의 기존 사업 기반을 활용하는 동시에 비수도권에서는 수요가 확인된 사업부터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객 선확보는 준공 이후 시설이 비어 있는 위험을 낮추고 투자금 회수의 가시성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
수익을 얻는 방식도 두 갈래다. 자체 데이터센터에서는 서버 설치 공간과 전력·냉각 인프라를 제공하는 코로케이션 매출을 확보한다. 외부 데이터센터에서는 설계·구축·운영(DBO)을 맡아 서비스 매출을 얻는다. 보유 시설을 늘리는 것과 함께 운영 경험 자체를 사업화하는 구조다.
안산과 청라 AIDC가 대표적이다. KT클라우드는 지난달 22일 수전용량 50MW(메가와트) 규모의 자체 데이터센터인 안산 AIDC 착공을 발표했다. 2029년 준공을 목표로 고밀도 AI 서버 수요를 수용할 계획이다. 청라에서는 50MW급 AIDC의 DBO 파트너로 참여해 설계 컨설팅과 주요 설비 공사, 향후 운영 등을 맡는다. 청라 AIDC는 2030년 1분기 준공이 목표다.
두 사업은 같은 50MW급이지만 KT클라우드의 투자 부담과 수익 구조가 다르다. 자체 센터는 시설에 투자하고 입주 고객에게 공간과 인프라를 제공해 지속적인 이용 매출을 얻는 방식이다. DBO는 외부 사업자의 시설 개발에 참여해 구축·운영 역량을 제공한다. 자체 시설을 보유하는 방식과 투자·책임 범위가 달라 직접 투자 부담을 분산할 여지가 있다. 실제 부담 규모는 개별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1GW 가운데 자체 보유와 DBO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투자 효율을 좌우하는 이유다.
25년간 축적한 운영 경험은 두 사업을 함께 뒷받침한다. 자체 센터에서는 설계와 운영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DBO에서는 외부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 경쟁력으로 쓰는 것이다. KT클라우드는 목동2 데이터센터 내 AI이노베이션센터에서 전력·냉각 기술을 검증하고 결과를 신규 AIDC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가산 AIDC에서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에게 D2C 액체냉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기업과의 협력도 구축 효율에 초점을 맞췄다. LS일렉트릭과는 전력 인프라와 주요 설비 공급체계를 마련하고, 버티브와는 전력·냉각·모듈형 인프라를 설계 단계부터 함께 검토한다. 군산 AIDC에는 주요 설비를 사전 제작·시험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모듈형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주요 설비의 사전 제작으로 현장 공정을 줄이고 구축 기간과 시공 품질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해저케이블은 자체 매출을 내면서 AIDC 고객 유치를 지원하는 자산이다. 국내외 연결 인프라를 함께 제공할 수 있어 대규모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KT가 제시한 2031년 매출 목표는 AIDC 4조4000억원과 해저케이블 4000억원 등 총 4조8000억원이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저케이블은 매출 기여 외 장거리 네트워크 역량 보유에 따른 고객 수요 확보와 운영 측면에서의 이점도 크다”며 “POP, 육양국, 게이트웨이를 모두 갖춘 데다 안정적인 현금흐름까지 보유하고 있어 AI DC 사업자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존 자산을 활용해 줄일 수 있는 비용과 AI 인프라 확충에 새로 들어가는 비용은 구분해야 한다. 안산 AIDC도 액체냉각 대응 설비와 고성능 GPU를 수용할 고하중 구조 등을 갖춰야 한다. 부지가 있어도 충분한 전력을 공급받고 고객이 요구하는 설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매출로 연결하기 어렵다. 운영 경험과 기술 협력이 실제 공사비·운영비 절감으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수익성 판단 역시 사업별로 달라진다. 자체 센터는 입주율과 이용 단가, 전력·냉각 비용이 투자금 회수에 영향을 준다. DBO는 구축·운영 계약의 범위와 조건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결정된다. 공급 용량 확대와 함께 각 사업에서 얼마를 투자하고 얼마의 수익을 확보하는지 살펴야 하는 구조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KT클라우드는 기존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 사업 매출액 성장과 함께 DBO 사업 역시 동반 성장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중장기 성장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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