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1979년 소니가 내놓은 워크맨은 음악을 즐기는 방식을 바꿨다. 카세트 재생 기술과 가벼운 헤드폰을 결합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이동하는 생활을 상품으로 구현했다. 닌텐도는 1983년 가정용 게임기 패미컴을 출시하며 게임기와 콘텐츠를 결합해 가정에서 즐기는 오락을 사업으로 키웠다.
두 기업의 경험에서 주목할 부분은 기술의 쓰임을 찾아 다수의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완성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사용 경험이 수요를 만들었고, 제품과 콘텐츠의 판매는 사업 확장으로 이어졌다. 기술을 고객의 구매로 연결하고 그 성과를 기업 안에 축적하는 능력이 성장의 바탕이 됐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기술 변화를 맞은 코스닥 기업들도 이런 기회 앞에 서 있다. 소비재와 산업용 솔루션은 고객과 판매 방식이 다르지만, 기술의 쓰임을 찾아 구매할 이유를 만들어낸다는 과제는 맞닿아 있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AI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새로운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일이 코스닥 기업들의 성장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영상분석으로 위험 징후를 찾아내고, 로봇이 물건을 인식해 분류·적재하도록 하는 사업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관제·자동화 기술에 AI를 결합해 현장의 수요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움직임이다. 작업의 정확도를 높이고 안전 점검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면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이유도 분명해진다.
코스닥 기업들이 쌓아온 산업 경험과 고객 관계는 이러한 도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기존 고객의 설비와 작업 조건을 알고, 어느 공정에서 오류와 비용이 발생하는지 이해하는 기업은 AI를 적용할 지점을 찾는 데 유리하다. 그동안 공급해온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거나, 고객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풀어주는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할 기회다.
고객의 생산성 향상을 공급기업의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려면 현장의 경험이 다음 사업을 위한 자산으로 남아야 한다. 고객별 요구에 대응하며 쌓은 기능과 운영 노하우를 다음 납품에 활용할수록 새 사업을 확장하는 부담도 줄어든다. 첫 계약이 추가 주문으로 이어지고, 한 공정의 해결책이 다른 현장으로 확산될 때 기업은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을 쌓을 기반을 갖추게 된다.
사업화에는 실증과 수정, 고객 설득이 따른다. 기술을 현장에 맞게 다듬는 과정에서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후속 납품에 활용할 역량이 쌓인다면 사업화의 시간도 기업의 성장 자산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프론티어 정신은 고객의 문제를 찾아 기술을 적용하고, 시행착오를 제품의 경쟁력으로 축적하는 기업가정신이다. 공정 하나의 개선에서 출발한 제품이 여러 공장과 해외 고객으로 확장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현장의 경험을 팔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고, 그 상품을 더 넓은 시장으로 가져가는 능력은 AI 시대 코스닥 프론티어가 갖춰야 할 개척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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