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이 가비아 공개매수가를 높이고 상장 자회사 케이아이엔엑스(KINX)까지 인수 대상에 포함하면서 주요 주주들과의 갈등을 봉합했다. 1차 공개매수 무산 이후 이사회 과반 확보를 둘러싼 표 대결까지 예고됐지만, 주요 주주들과의 매각 합의로 갈등이 일단락된 것이다. 오는 11월5일 예정됐던 가비아 임시주주총회도 결국 철회됐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비아는 이사회를 열고 오는 11월5일 예정됐던 임시주총 소집을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맥쿼리와 주요 주주들이 새로운 인수계약을 체결한 지 하루 만이다.
◆공개매수 반대에서 매각 합의로…달라진 주주 입장
이번 합의로 가비아 공개매수를 둘러싼 주요 주주들의 입장은 달라졌다. 지난 9월 맥쿼리 측이 주당 4만8000원에 추진한 1차 공개매수는 최소 응모수량을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당시 얼라인파트너스와 미리캐피탈 등은 공개매수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1차 공개매수 무산 이후 가비아 일반주주에 대한 거래조건 개선과 상장 자회사 KINX의 일반주주 보호 방안을 요구했다. 가비아와 KINX의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양사 주주의 이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맥쿼리 측이 가비아 공개매수가를 기존보다 10.4%(5000원) 높은 5만3000원으로 인상하고 KINX 주식도 주당 19만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하면서 양측은 합의에 도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27일 운용 펀드가 보유한 가비아와 KINX 지분을 새로운 공개매수가와 동일한 가격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얼라인이 자체 평가한 가비아의 내재가치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지만, 공개매수가 인상과 KINX 일반주주 보호 방안이 반영되면서 매각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이번 합의는 얼라인의 적극적 주주관여 및 여러 일반주주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의 결과"라며 "일반주주의 요구를 반영해 가격과 거래 구조를 개선하고, 가비아와 KINX 양사 주주의 이익을 함께 고려한 맥쿼리 측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사회 과반 확보 경쟁도 정리 수순…임시주총 철회 가능성
주요 주주들의 매각 합의로 가비아 이사회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도 일단락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앞서 가비아의 정관상 이사 정원을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하고 곽준호·조성문 독립이사 후보와 엄태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를 선임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공개매수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당시 주주제안이 모두 통과되면 얼라인 측은 기존 추천 이사 1명을 포함해 전체 이사 7명 중 4명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였다. 단순한 독립이사 추가 선임을 넘어 이사회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안건이었던 셈이다.
당초 지난 8일 예정됐던 임시주총은 오는 11월5일로 연기됐지만, 맥쿼리와 주요 주주들의 인수 합의가 이뤄지면서 결국 소집이 철회됐다. 이사회 과반 확보를 놓고 벌어질 예정이었던 표 대결도 무산된 것이다.
얼라인이 보유 지분 매각에 합의하면서 이사회 개편을 통해 공개매수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필요성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 간 이해관계가 매각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이사회 주도권 경쟁도 사실상 막을 내린 모습이다.
◆가격·거래구조 바꾼 맥쿼리…1차 공개매수 실패 부담 덜어
맥쿼리는 1차 공개매수 실패 이후 가격뿐 아니라 지분 확보 방식까지 바꿨다. 주요 주주들과 사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일반주주 대상 공개매수의 최소 응모수량 제한을 없애면서 기존 거래의 불확실성을 낮춘 것이다.
지난 1차 공개매수는 가비아 주식만을 대상으로 최소 응모수량 326만7629주를 확보해야 하는 구조였다. 실제 응모수량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공개매수는 무산됐다.
반면 이번에는 가비아 주요 주주들이 보유한 약 69% 지분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먼저 체결했다. 이후 가비아와 KINX 일반주주가 보유한 잔여 주식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되 최소 응모수량과 최대 매수수량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주요 주주 지분을 사전에 계약으로 묶어두면서 공개매수 응모 실적에 따라 거래가 무산될 위험을 낮춘 구조다.
거래조건 변경에는 1차 공개매수 과정에서 확인된 주요 주주들의 요구도 반영됐다. 가격 인상과 KINX 일반주주 보호 방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기존 공개매수에 반대했던 주주들의 매각 동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주요 주주들과의 합의로 지분 확보와 이사회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거래 종결까지는 산업통상부의 외국인투자 안보심의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 선행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맥쿼리 측 관계자는 "지난번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주요 주주들의 요구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자연스러운 협의 과정을 통해 모두 동의하는 거래구조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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