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자회사를 통한 신규 포트폴리오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엔진사업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에 쓰이는 육상용 발전엔진 부문에서 이미 눈에 띄는 수주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 해양플랜트와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영역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 키윗사와 설립한 합작법인(JV)을 통해서는 미 군수지원함 시장에 적극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8조28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7.3% 늘어난 1조4472억원으로 집계됐다. 환율하락과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조업중단(HD현대중공업 기준 14일) 증가가 단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고선가 물량과 엔진기계 및 해양플랜트 부문의 호조로 전년 대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번 실적을 견인한 건 HD현대중공업이다. 올해 3분기 매출 5조7536억원, 영업이익 8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2%, 61.3% 상승을 기록했다. 대형선박 매출에서 2022~2023년 물량 비중이 전체 49%로 절반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전망이다. 회사는 주요 조선소들의 제한적인 공급여건과 더불어 해상물동량 증가, 친환경 선박 교체 요인이 지속되며 앞으로도 꾸준한 신조 물량이 유지될 것으로 점쳤다.
조선부문 이외에는 해양플랜트·엔진기계부문의 호실적이 돋보인다. 해양플랜트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798억원, 126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4%, 흑자전환했다. 엔진기계부문은 1조2012억원의 매출과 2901억원(19.3% 증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양 부문의 영업이익률만 해도 33.3%, 24.2%에 달했다.
이태원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영업부문 상무는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루야(Ruya)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내년 준공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신규 해상변전소 공사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에너지 메이저사가 발주한 가스설비도 초기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선별적인 수주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내년에도 조선부문에서 견조한 신조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 봤다. 김광우 HD현대중공업 전략마케팅부문 전무는 “올해 선박 발주량이 지난 2007년을 상회하는 역대 최대 기록을 갱신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신조시장 자체가 올해보다 줄어들겠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견조한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중국 조선소들의 LNG 운반선 수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 화주와 연관된 프로젝트들이 대부분”이라면서도 “여전히 글로벌 선주들은 어느 곳에도 투입가능한 범용성과 라이프사이클 차원에서 HD현대를 비롯한 국내 조선소와 거래하기를 희망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를 통한 신규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낸다. HD현대중공업이 생산하는 4행정 중속엔진 ‘힘센엔진’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8336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CAPA)를 기존 3GW 규모에서 2030년 7.2GW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빅테크들이 4행정 중속엔진을 AIDC 전력 공급용으로 채책하면서 힘센엔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손원식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부문 상무는 “힘센엔진 관련 올해 공시한 수주 2건(1.6GW 규모) 외에도 내부적으로 수주한 내역이 1.4GW 정도 있다”며 “세계적인 전기화 수요와 국가 전력망 수주, AIDC에 대해서도 미국 하이퍼스케일러가 직접 그룹에 연락해 논의하는 부분도 존재하는 만큼 균형감있는 물량 배치와 수주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FDC 영역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과시했다. 하이퍼스케일러 사이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FDC 사업을 두고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간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로 엔진 및 주요 기계설비에 있어서도 그룹사 내에서 충분히 공급 가능한 역량을 갖춘 상태라는게 사측의 설명이다.
나아가 HD한국조선해양은 북미 최대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인 키윗과의 미국 현지 JV 설립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부문 상무는 “키윗과의 JV는 미 해군이나 마라드로부터 군수지원함을 수주하는 것을 타겟으로 한다”며 “미국 현지에 생산거점을 확보하지 않으면 기회를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키윗은 해양플랜트 사업을 오랜기간 하고 있는 업체로 파트너사로서 현지 인력 충원 및 양성에 충분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 현지 투자 규모는 어느정도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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