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HD현대그룹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AIDC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업스트림 영역부터 유지·보수·정비(MRO) 서비스와 데이터 솔루션 등 다운스트림까지 전 부문에 걸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도 HD현대가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중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AID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HD현대중공업이 총 8336억원을 투자해 발전엔진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울산 울주군 온산업에 3GW 규모 힘센엔진 생산기지는 4행정 중속엔진이 AIDC의 육상 발전용으로 쓰이며 수요가 급증한데 대응하기 위해서다.
실제 HD현대 계열사들은 AIDC 밸류체인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우선 업스트림인 발전부문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암모니아·수소 등 엔진기반의 발전 솔루션 기술 개발에 나서는 중이다. HD현대중공업 역시 2022년부터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2024년 원자력 용기를 수주했고 올해 5월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주요 설비 제작·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2386억원을 들여 울산조선소 내 SMR 주기기 제작 전용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내놨다.
미드스트림 전력부문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차단기·배전반 등 토털솔루션이 첫 손에 꼽히지만 HD건설기계의 디젤엔진도 시장의 관심을 사고 있다. 현재 디젤엔진은 AIDC의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비상발전용 주로 쓰인다. HD건설기계 엔진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14%로 건설기계부문의 2배에 달한다. 이에 회사도 DX37·DX77 등 초대형 비상엔진 개발 및 양산시설 구축을 위해 1558억원을 투자, 2030년까지 엔진사업부문 매출 2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다운스트림 영역에선 HD현대마린솔루션의 AM솔루션 사업이 대표적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몰려있는 미국 내에서는 육상 발전용 엔진의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MRO 시장도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있다. 실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자매회사 HD현대중공업이 올해 4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 AEG로부터 수주한 685MW 규모 전력용 발전 설비의 장기 유지·보수 계약(LTSA)를 따내기도 했다.
나아가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달 8일 글로벌 엔진 서비스기업 골텐스를 2억4700만달러(한화 약 3315억원)에 인수했다. 골텐스가 갖추고 있는 전 세계 28곳의 수리 거점과 13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통해 AM 솔루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마침 이 회사의 AM솔루션 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HD현대 역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하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88.6% 늘어난 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조선과 전력기기, 건설기계, 선박서비스 등 자회사들의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함께 글로벌 수요 확대에 따른 견조한 실적 모멘텀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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