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보건복지부 국정감사(국감)에서 임신중지약에 대한 가교임상 필요성을 두고 논쟁이 오갔다. 중앙약사심의위원위(중앙약심)가 내린 임신중지약에 대한 가교임상 제외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증인으로 참여한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중앙약심이 결정한 내용을 따라 도입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진행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이만희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에서 진행된 임신중지약의 가교임상에서 하복부 통증과 구토 등을 토로한 투약자가 57%나 됐다”며 “국내 도입 이전에 가교임상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임신중지약의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인 이상준 대표는 “약물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악약심에서 가교임상의 진행 여부를 판단한다”며 “그 결정에 따라 도입 절차를 밟을 예정이며 가교임상의 진행이 필요한 지에 대해 의견을 내세울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약품은 국내사 중 유일하게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의 허가 심사를 받는 기업이다. 회사는 지난 2021년 3월 영국 라인파마로부터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과 ‘미프지미소’ 등 두 제품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중 미프지미소의 국내 허가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미프지미소는 미프진과 미소프리스톨 성분의 약물 2종을 한 팩에 담은 제품이다.
회사에 따르면 미프진의 성분인 미소프리스톨은 임신 유지에 필수적인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을 차단해 자궁벽을 엷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또 미소프리스톨은 자궁을 수축시켜 임신 산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진행된 미프지미소의 임상 3상에서 임신 중지 성공률은 94~97%로 나타났다.
현대약품은 2021년 7월 미프지미소의 국내 허가 신청을 처음 시도했다. 당시 식약처의 추가 자료 제출 요구를 기간 내 완료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허가 신청을 자진취하했다. 회사는 2024년 10월 미프지미소의 허가를 재신청했다. 하지만 여성계와 의학계 등 이해당사자 간 의견 대립으로 임신중지약에 대한 허가 심사는 계류된 상태였다.
그런데 지난 9월 중순경 정부가 낙태죄 위헌 7년 만에 임신중지약을 도입하겠다는 기조를 공표했다. 내년부터 임신 9주(63일) 이내 여성에게 의사의 처방과 조제를 거쳐 임신중지약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만희 위원장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생명과 직결된 약물 도입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게 올바른 일인지 의문이다”며 가교임상 및 위해성 관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위해성 관리 계획(RNP)'에 대한 일본 사례를 식약처가 봤을 것이다”며 “식약처가 그 도입 여부를 심사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준 대표는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약물 출시 이후 RNP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고 다음 달에 관련 내용을 정리해 제출할 예정이다”며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해 식약처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현대약품은 임신중지약 도입 이후 시장 규모와 수익 전망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임신 중지 사례가 몇 건 일어나는지 정확한 통계가 없다”며 “4년 전 발표된 자료에 3만 건이라고 나오지만 몇 주 경과 시점에 임신중지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어 시장 전망을 따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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