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현대약품이 10년 동안 12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지만 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당뇨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개발 시도는 사실상 중단되고 국내 개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시도한 개량신약 개발에서도 실패 사례가 쌓이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약품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쓴 연구개발비는 총 1243억원으로 매년 매출액의 5~10%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회사는 매출(1021억원)의 약 7.39%(75억원)를 R&D에 사용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대약품이 가장 공을 들인 연구 자산은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혁신 신약 후보물질인 ‘HDNO-1605(개발 코드명 HD-6277)’이다. 이 물질은 발굴 당시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GPR40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기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혈당 부작용을 극복할 경구용 당뇨 신약으로 주목받았다.
앞서 지난 2013년 일본 타케다제약의 GPR40 작용제 분야 선도물질 ‘파시글리팜’에 대한 임상 3상이 간독성 부작용으로 중단됐다. 이 때문에 2010년대 중반 동종 기전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현대약품은 HDNO-1605에 대한 개발 의지를 굳혔고 2017년 유럽 내 당뇨 대상 해당 물질의 임상 1상에 진입하게 된다. 여기서 회사는 간독성 부작용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이터를 얻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약품은 2020년 4월 미국에서 HDNO-1605에 대한 당뇨 관련 글로벌 임상 2상을 승인받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현대약품의 2024년 반기보고서부터 HDNO-1605 미국 내 임상 2상에 대한 항목이 삭제됐다. 회사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현재까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현대약품은 2022년에 승인받은 HDNO-1605의 국내 임상 2상 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HDNO-1605의 국내 임상 2a상에서 혈당 강하 성능이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Diabetes & Metabolism Journal’을 통해 공개했다.
그 외에도 현대약품이 2015년 싱가포르 아슬란 파마슈티컬스로부터 담도암 신약 후보물질 ‘LINO-1608(성분명 바리티닙)’을 도입해 국내 개발을 시도했지만 3년 뒤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회사는 해당 물질의 위암 대상 임상 2상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도입 신약 후보물질인 LINO-1713의 경우 현재 사전피임 적응증으로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 중인 상태다.
현대약품은 혁신 신약보다 개발 난이도가 낮은 개량신약 분야에서도 포트폴리오 확장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고지혈증 치료제 ‘에제페노정(2021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하이페질산(2022년)’ 및 ‘디엠듀오정(2025년)’ 등의 개발 완료해 국내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보다 많은 약물의 개발 시도가 실패로 마무리됐다. 현대약품은 노인성질환 치료제 1종 (HDDO-1604)과 순환기질환 치료제 3종(HDDO-1609·HODO-2206·HODO-2224), 호흡기질환 치료제 1종(HDDO-1801)등 개량신약 개발에서 좌절을 겪었다.
현대약품이 현 시점에서 자체 개발 중인 개량신약 후보물질은 ▲‘HODO-2305(국내 임상 1상 승인)' ▲'HODO-2225(국내 임상 1상 승인)' ▲'BSDO-2301(임상 3상 진행)' 등 3종뿐인 상황이다. 그 밖에 회사가 개발 중인 임상 이전 단계의 후보물질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현대약품은 주요 물질의 R&D 임상 현황과 일부 물질의 개발 중단 사유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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