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현대약품이 수년째 1000억원 후반에서 머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임신중지약에 대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회사가 수혜 기업으로 부상했다. 현대약품이 국내사 중 유일하게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의 허가 심사를 받고 있어서다. 해당 약물이 박스권에 갇힌 매출 외형을 키울 히든카드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11월 결산 기업인 현대약품은 지난 2025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 191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회계연도와 2024년 회계연도 매출이 각각 1808억원, 1757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수년째 목표치인 2000억원 돌파에 어려움을 겪어 온 셈이다.
현대약품은 국민 식음료로 통하는 ‘미에로파이바(1989년 출시)’와 바르는 모기약 ‘버물리(1996년 출시)’, 탈모약 ‘마이녹실(1987년 출시)’ 등을 보유한 업력 60년 이상의 제약사다.
현대약품은 올해 반기 기준 매출 1021억원을 기록하며 앞서 언급한 목표 매출 달성을 가시화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약가인하 개편안이 회사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약품의 지난해 매출 중 83.4%(1599억원)가 의약품 판매 사업에서 나올 만큼 그 의존도가 크다. 그런데 회사가 보유한 98개 품목이 1차 약가 상한금액 재평가 대상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신규 매출원 확보를 통해 외형 성장을 뒷받침해 나가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던 지난 17일을 기점으로 정부가 낙태죄 위헌 7년 만에 임신중지약(낙태약) 도입하겠다는 기조를 공공히 하고 있다. 내년부터 임신 9주(63일) 이내 여성에게 의사와 처방과 조제를 거쳐 임신중지약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6년째 해당 약물의 국내 허가를 시도해 온 현대약품에게 희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현대약품은 지난 2021년 3월 영국 라인파마로부터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과 ‘미프지미소’ 등 두 제품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중 미프지미소의 국내 허가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미프지미소는 미프진과 미소프리스톨 성분의 약물 2종을 한 팩에 담은 제품이다.
회사에 따르면 미프진의 성분인 미소프리스톨은 임신 유지에 필수적인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을 차단해 자궁벽을 엷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또 미소프리스톨은 자궁을 수축시켜 임신 산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진행된 미프지미소의 임상 3상에서 임신 중지 성공률은 94~97%로 나타났다.
현대약품은 2021년 7월 미프지미소의 국내 허가 신청을 처음 시도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완서류를 요구했고 회사 측은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허가 신청을 자진취하했다. 회사는 약 3년이 흐른 2024년 10월 미프지미소의 허가 재신청을 완료했다. 이때부터 현재까지 여성계와 의학계 등 이해당사자 간 의견 대립으로 임신중지약에 대한 허가 심사는 계류된 상태였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국내 임신중지약 시장이 어느 정도로 형성될 지 가늠하기 어렵고 제품 특성상 수익을 최우선 목적으로 내세우기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정부 기조에 발맞춰 미프지미소가 허가된다면 시장 내 유일한 제품으로 일정 부분 실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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