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따른 자본 부담 우려를 진화하고 나섰다. 롯데손보 인수 이후 보통주 증자 규모를 3000억원 수준으로 제한하고, 기존 신한EZ손해보험의 적자 축소와 인수에 따른 회계적 효과 등을 통해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손보 자체의 수익성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지 않더라도 기존 손보 사업의 손실을 줄이는 것만으로 그룹 수익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장정훈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7일 열린 2026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롯데손보 자본 확충과 관련해 "기본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보통주 자본을 한없이 투입할 필요가 없다"며 "요구자본이 커지더라도 다른 형태의 자본으로 보완할 수 있는 근거와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13일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향후 금융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잔여 지분을 확보하고 기존 자회사인 신한EZ손보와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분 100% 기준 인수가격은 약 9000억원으로, 여기에 보통주 증자 3000억원을 더하면 총투입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의 취약한 자본건전성을 고려할 때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확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롯데손보의 올해 2분기 말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마이너스(-) 5.4%로, 자본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기본자본비율 규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의 보통주 자본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은 보통주 증자를 3000억원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더라도 다른 형태의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 CFO는 "롯데손보가 상장사이고 아직 금융당국 인허가가 남아 있어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거래가 마무리된 이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의 자금력을 활용하면 기존 대주주가 하지 못했던 자본 운용도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자본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롯데손보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기존 손보 사업의 적자 해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신한EZ손보는 연간 500억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롯데손보 인수를 통해 기존 사업을 통합하고 손실 규모를 줄이면 그룹 전체 순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장 CFO는 "롯데손보 인수로 신한EZ손보에서 발생하는 연간 500억원 규모의 적자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며 "그룹 자본이 가만히 있으면 500억원 손실이지만 이번 인수로 0원만 되어도 500억원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계적 효과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제시했다. 장 CFO는 "금리가 오른 시점에 인수하는 만큼 연결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자산·부채 가치평가에 따른 300억~400억원가량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롯데손보 자체의 수익성을 과도하게 높게 보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요인들을 종합하면 투자자들의 ROE 기대 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는 롯데손보의 이익 증가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존 손보 사업의 적자 축소와 인수 효과를 더해 그룹 ROE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중장기 ROE 목표를 10~12%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롯데손보 인수에 따른 그룹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 폭도 19bp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롯데손보의 자본건전성 정상화와 보험영업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당국의 회계·계리 관련 규제 강화로 보험계약마진(CSM)이 감소하는 등 보험업계 전반의 수익성 확보 여건도 녹록지 않다. 보통주 증자 규모를 제한하더라도 향후 요구자본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다른 형태의 자본 확충 부담은 발생할 수 있다.
장 CFO는 "각종 규제로 보험업계의 CSM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상품을 잘 설계한다면 생명보험보다 경쟁력 있는 장기 건강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4분기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한 뒤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신한은행 NIM은 1.58%로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조달 만기 집중과 은행 간 수신 경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강영흥 신한은행 CFO는 "3분기에는 조달 만기가 집중되고 조달 경쟁이 심화하면서 비용률이 크게 반영됐다"며 "4분기에도 예수금과 채권 만기가 집중돼 있어 연말까지는 현재 수준의 NIM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6개월물과 1년물 금융채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 비중이 60% 수준"이라며 "7~8월 금리 상승분이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조달 안정화와 운용수익률 개선에 따라 NIM이 점차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대응해 금융상품 판매와 발행어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성 신한투자증권 CFO는 "3분기 거래대금이 감소했지만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로 수익 감소분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며 "지난 7월부터 연계된 슈퍼SOL 앱을 통해 60만명의 고객을 유치했다"고 말했다.
발행어음 사업은 올해 7000억원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규모는 약 5300억원이며 운용마진은 100bp 수준이다. 이 CFO는 "지나친 물량 경쟁보다는 계획한 목표에 맞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운용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2조원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대손비용률은 40bp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훈 신한금융지주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금리 상승 기조와 경기 회복 지연에도 주요 자회사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은 대부분 개선되는 추세"라며 "향후 기업여신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우량자산 중심의 성장을 지속하면 대손비용률은 40bp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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