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영훈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신한금융지주를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경영 정상화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기본자본 부족으로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까지 받았던 롯데손보는 신한금융의 자본 지원과 계열사 영업망을 활용해 재무건전성과 사업 기반을 강화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정상화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이 개선됐지만 투자손익 악화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데다 기본자본 K-ICS 비율도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향후 새 주주의 자본 지원을 실제 이익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JKL파트너스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금융당국 승인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거래를 종결한 뒤 잔여 지분 22.96%를 추가 확보하고 신한EZ손해보험과의 통합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인수 이후 추가 재원을 투입해 롯데손보의 재무건전성과 경영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롯데손보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본자본 확충이다. 롯데손보는 올해 3월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를 받았고, 5월에는 자본금 증액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받았다. 신한금융의 인수로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할 자금 조달의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올해 6월 말 경과조치 적용 후 롯데손보의 K-ICS(지급여력)비율은 161.92%였지만 기본자본비율은 -5.4%였다. 총 지급여력비율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손실 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은 부족한 상태다. K-ICS비율에는 후순위채 같은 보완자본도 반영된다. 반면 기본자본비율은 자본금·이익잉여금 등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의 수준을 따진다. 롯데손보가 단순히 지급여력비율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의 질을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2027년부터 기본자본 K-ICS 비율 50% 기준이 단계적으로 도입되면서 자본 확충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2035년 말까지 경과기간이 부여되지만 기본자본비율이 마이너스인 롯데손보로서는 증자 등을 통한 자본구조 개선이 불가피하다.
주목할 점은 신한금융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자본을 투입하느냐다. 지분 인수대금 6933억원은 기존 주주에게 지급되는 돈으로 롯데손보의 자본을 직접 늘리는 자금은 아니다. 기본자본을 확충하려면 인수대금과 별도로 신주 인수 등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신한금융이 지원 규모와 방식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롯데손보의 재무건전성 개선 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자본 확충과 함께 수익성 회복도 풀어야 할 과제다.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 보험 본업에서 이익을 늘렸지만 투자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지 못했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216억원에서 537억원으로 늘었지만, 투자손익은 397억원 흑자에서 79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보험손익이 321억원 개선되는 동안 투자손익은 1188억원 악화했다. 투자손익 악화폭이 보험손익 개선폭의 약 3.7배에 달하면서 상반기 순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부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투자 부문의 손실이 모두 상쇄한 셈이다. 롯데손보가 영업 확대뿐 아니라 자산운용과 위험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투자손익의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 신한금융의 자본 지원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더라도 안정적인 순이익을 확보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롯데손보는 투자손익 악화에 대해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일시적인 평가손실이 반영됐으며,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금리·환율 등 시장 변수에 따라 투자손익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실적 변동성은 반복될 수 있다. 신한금융의 자본·리스크 관리 역량이 롯데손보의 자산운용 안정성 강화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신한금융 편입에 따른 영업 확대 기회도 열렸다. 롯데손보는 약 334만명의 고객과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약 2조2000억원의 보험계약마진(CSM)을 보유하고 있다. CSM은 기존 보험계약에서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이다. 장기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축적한 계약 기반은 신한금융이 롯데손보를 인수하면서 확보하게 되는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롯데손보는 기존 장기보장성보험 영업 기반에 신한금융의 은행·카드 등 계열사 고객 접점과 디지털 역량을 결합해 신규 고객 확보와 판매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보험 영업조직에 그룹 차원의 고객 기반까지 더해지면 영업 확대의 기회가 커질 수 있다.
신한EZ손보와의 통합도 사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다. 디지털 중심의 신한EZ손보와 장기보험 영업 기반을 갖춘 롯데손보가 결합하면 상품·판매 역량을 보완하고 전산·관리 기능의 중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시스템 통합과 조직 재편에 따른 비용 부담도 발생할 수 있어 통합 이후 운영 효율성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중요하다.
기존 고객과 영업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도 과제다. 신한금융은 통합 과정에서 롯데손보의 기존 보험계약과 고객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임직원·설계사 등과 소통해 고용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신한금융의 자본 지원과 영업 기반을 활용해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추가 자본 확충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투자손익의 변동성을 줄이고 기존 고객·영업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인수 효과가 실제 경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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