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금융당국의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완화의 대표적인 수혜 금융지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 덕분에 구조적 외환포지션 인정 확대 효과를 빠르게 흡수한 데다,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견조한 이익 창출력까지 더해지면서 자본여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자본 체력을 바탕으로 신한금융이 향후 인수합병(M&A) 추진 과정에서도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지난 6월 말 기준 위험가중자산(RWA)은 36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352조9076억원)보다 4.2% 증가했다. 신용RWA는 311조7171억원으로 5.0% 늘었고, 운영RWA도 37조5335억원으로 3.3% 증가했다.
증가 폭은 금융당국의 자본규제 합리화 조치로 일부 상쇄됐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기업대출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일부를 시장리스크 산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기존 해외 점포 출자금에 한정됐던 구조적 외환포지션 인정 범위를 해외 장기 지분투자와 해외 점포 이익잉여금까지 확대해 환율 변동에 따른 자본관리 부담을 줄인 것이 핵심이다.
실제 환율 상승으로 신용RWA는 상반기에 약 16조원 늘어날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구조적 외환포지션 인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실제 증가 규모는 14조7716억원에 머물렀다. 규제 완화가 환율 상승에 따른 RWA 확대를 일정 부분 흡수한 셈이다.
효과는 자본비율에서도 확인됐다. 신한금융의 올해 2분기 말 CET1비율은 전분기보다 13bp 상승한 13.43%를 기록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RWA 증가(1조7000억원)를 포함한 RWA 증가분(22bp)과 분기배당·자사주 취득 등 주주환원(18bp)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당기순이익 효과(50bp)와 기타포괄손익 개선이 이를 상쇄했다.
여기에 자본규제 완화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다. 1분기 결산 당시 구조적 외환포지션 인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CET1비율 잠정치는 13.19%에서 13.30%로 11bp 상향 조정됐다. 이 같은 효과가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자본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다.
자본 효율성 개선은 비은행 부문에서도 두드러졌다. 투입한 위험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본수익률(ROC) 기준으로 자본시장 부문의 성과가 가장 돋보였다.
자본시장 부문 RWA는 지난해 상반기 44조5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4조2000억원으로 3000억원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881억원에서 6527억원으로 126.5% 증가했다. 이에 ROC는 12.2%에서 28.3%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반면 여전업 부문 ROC는 7.0%에서 8.0%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고 보험업은 15.8%에서 13.3%로 하락했다. RWA를 줄이면서 수익성을 높인 자본시장 부문의 자본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된 것이다.
강화된 자본 체력은 M&A 추진 여력도 넓혀줄 것으로 평가된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3일 열린 2026년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룹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인수 대상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M&A를 추진한다면 주주 요구수익률(COE)을 충족할 수 있는 거래라는 확신을 갖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손해보험이다. 신한금융은 손해보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를 검토해왔지만 가격을 둘러싼 시각차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장 CFO 역시 컨퍼런스콜에서 이해관계자 간 합의가 쉽지 않다며 자본효율성을 훼손하는 거래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증권가에서는 규제 완화와 CET1비율 개선으로 M&A에 따른 자본 부담은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한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롯데손보 인수가격이 1조원을 웃돌더라도 CET1비율은 13%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자본비율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관건은 인수가격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수가격 1000억원당 CET1비율이 약 2.8bp 하락하는 만큼 롯데손보 인수 여부와 최종 인수가격이 단기 주가의 주요 변수"라며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10%를 크게 밑도는 M&A는 주주를 설득하기 어려운 만큼 자본비율 자체보다 오버페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보험사 인수를 롯데손보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인 만큼 향후 M&A는 밸류업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가격과 자본효율성 확보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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