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장상익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가 그동안 출자한 펀드들의 투자 내역과 운용 성과를 한데 모아 전수분석하는 작업에 나섰다. 어느 산업에 자금이 집중됐는지, 여러 펀드가 같은 기업에 중복 투자하지는 않았는지를 살피고 앞으로 어떤 분야에 돈을 더 공급할지 판단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성장금융은 투자 이후의 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했는데, 이전까진 펀드에 출자하는 직원들이 사후관리를 맡았지만 앞으로는 두 업무를 분리하기로 했다. 축적한 투자 정보를 기존 출자자(LP)에게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퇴직연금과 해외 투자자 등 새 자금 공급처를 확보하는 데에도 나설 방침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장금융은 최근 투자운용본부를 기존 3실에서 투자운용1·2실, 투자관리실, 운용지원실 등 4실 체제로 개편했다. 투자운용1·2실은 신규 출자사업을 맡고, 신설된 투자관리실은 기존 출자 펀드와 위탁운용사(GP)를 관리한다. 운용지원실에는 투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조사분석 기능을 마련했다.
투자관리실장에는 장철영 실장을 배치했다. 장 실장은 투자운용본부장 직무대행 등을 지내며 성장금융의 출자사업을 두루 경험했다. 성장금융은 장 실장을 비롯해 GP와 투자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직원들을 투자관리실에 배치했다.
조직개편의 목적은 출자 이후의 관리 업무를 강화하는 데 있다. 그동안 성장금융의 투자 담당자들은 LP 대응부터 펀드 결성, GP 선정, 사후관리까지 함께 맡았다. 신규 출자사업이 몰리면 이미 출자한 펀드의 투자 현황과 성과를 세밀하게 살펴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장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출자와 사후관리를 분리했다. 투자관리실은 GP별 운용 실적을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금융이 출자한 여러 펀드의 투자 내역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성장금융이 출자한 서로 다른 펀드들이 반도체나 바이오 등 특정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 전체 출자금 가운데 해당 산업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는지 파악하는 식이다. 여러 펀드가 동일한 기업에 투자한 경우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성장금융이 자금을 공급하려 했지만 실제 투자가 부족했던 산업도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분석한 결과는 앞으로 신규 출자사업을 설계할 때 활용한다. 특정 산업에 자금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면 추가 출자의 필요성을 다시 살펴보고, 투자 수요에 비해 자금 공급이 부족한 분야에는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운용지원실은 이 작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성장금융은 그동안 개별 조직에 쌓여 있던 출자 및 투자 관련 정보를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사분석 기능을 별도로 마련하고 전산 관련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기존 경영기획 조직이 담당하던 집합투자재산 평가 업무도 운용지원실로 옮긴다. 투자 관련 자료의 수집과 분석, 평가 업무를 한 조직에 모아 투자관리실과 운용 담당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이러한 투자 분석 역량을 새로운 자금을 유치하는 데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기존 LP에 산업별 투자 현황과 펀드 운용 성과 등을 정리한 자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출자한 자금이 실제 어떤 기업에 투자됐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신규 LP 확보도 추진한다. 성장금융은 연기금투자풀을 통한 자금 유입과 함께 퇴직연금 자금을 모험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관련 사업과 해외 운용사 네트워크를 통한 자금 유치도 검토하고 있다.
퇴직연금이나 해외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하려면 투자 실적뿐 아니라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장 대표가 사후관리와 조사분석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이 같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로 볼 수 있다.
장 대표의 구상은 기존 출자 펀드를 제대로 관리하고, 그 결과를 다음 투자에 반영하며, 이를 토대로 새로운 LP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성장금융이 정책자금을 받아 펀드에 출자하는 기존 역할을 넘어 다양한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모험자본시장으로 연결하는 운용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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