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마스턴투자운용과 신한은행이 참여한 지식산업센터 ‘오브코스 구로’가 극심한 분양 부진에 빠졌다. 분양률이 10%에도 못 미치면서 신한은행과 마스턴투자운용은 출자금 회수 지연과 금융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다. 반면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는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한 데다 별도의 금융 지원 의무도 없어 분양 부진의 직접적인 여파를 비껴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브코스 구로는 2024년 분양을 시작했지만 분양률이 10%를 밑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분양수익은 약 6억8000만원에 그쳤다. 우선수익권 한도액이 최대 4589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을 통해 확보한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다. 구로 일대의 산업 기반과 업무시설 수요를 바탕으로 분양에 나섰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오브코스 구로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 646-6 일대에 조성된 지하 4층~지상 14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다. 올해 7월 준공 승인을 받았으며, 마스턴투자운용이 참여한 마스턴제166호구로피에프브이(PFV)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PFV 지분 9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대주로 참여했다. 마스턴투자운용도 지분 3%를 보유하고 대출을 제공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시공을 맡았다.
◆ 지난해 분양수익 ‘4억원’…그에 비해 연간 이자 부담 190억원 웃돌아
분양수익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기는커녕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분양수익은 약 4억원에 그쳤지만 메리츠화재해상보험 1286억원, 농협생명 167억원 등을 포함한 차입금은 2453억원에 달했다.
PF대출 금리는 트랜치별로 연 8~10% 수준으로, 연간 이자비용만 190억원을 웃돌았다. 이달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도 상환하지 못하면서 원금 상환은커녕 향후 1년간 190억원 이상의 이자 부담까지 이어지게 됐다. 분양 부진이 해소되지 않는 한 차입금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출자자인 신한은행과 마스턴투자운용은 별도로 대출까지 제공하며 자금 부담을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일반대출 잔액은 407억원, 마스턴투자운용은 13억원이다. 출자에 그치지 않고 추가 자금까지 투입한 셈이다. 분양 부진이 장기화하면 PFV의 재무 여건이 악화하면서 출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는 데다 대출금 회수도 지연될 수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내부에서도 오브코스 구로를 최악의 투자 사례로 꼽는다는 후문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운용사로서 투자 성과 악화에 따른 부담뿐 아니라 향후 자산 처분 방안까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분양 부진이 해소되지 않으면 투자 손실과 자금 회수 지연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마스턴투자운용은 통매각과 층별 매각 등 다양한 자산 처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이후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PF 시장 위축, 전국적인 지식산업센터 공급 과잉 등이 맞물리면서 전반적인 분양 여건이 녹록지 않아 재 분양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포스코이앤씨, 금융 지원 없이 책임준공…미회수 공사비 1200억원 과제
시행·대주 측이 분양 부진의 부담을 떠안은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상대적으로 비켜 서있다. 금융 지원 의무 없이 책임준공 의무만 부담하는 구조여서다. 책임준공기한은 올해 8월이었지만 포스코이앤씨는 한 달 앞선 7월 사용승인을 받으며 의무를 이행했다. 책임준공을 마친 만큼 추가적인 준공 관련 부담에서도 벗어났다.
통상 건설사는 PF사업에서 PF대출 연대보증이나 수분양자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제공한다. 사업 부진으로 채무 상환이 어려워지면 보증 의무에 따라 대위변제 부담을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오브코스 구로에서 포스코이앤씨는 중도금 대출 보증이나 자금보충확약 등 별도의 금융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 자본 여력이 탄탄한 신한은행과 마스턴투자운용이 출자자로 참여한 만큼 시공사까지 추가적인 금융 지원에 나설 필요가 없었다.
다만 포스코이앤씨도 미회수 공사비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총공사비는 약 1200억원 규모로, 포스코이앤씨는 시행사와의 계약에 따라 추후 공사비 회수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분양 부진이 지금처럼 이어질 경우 시행사의 자금 사정에 따라 공사비 회수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금융 보증 없이 책임준공 조건으로 참여한 사업으로, 기한 내 사용승인을 완료했다”며 “공사비 1200억원은 시행사와의 계약에 따라 회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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