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CJ제일제당이 햇반 브랜드 출시 30주년을 맞아 2028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공개했다. 성장세가 둔화한 국내에서는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유지 중인 잡곡밥을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고 해외에서는 낮은 침투율을 끌어올려 매출 비중을 25%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열린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업 방향을 밝혔다. 목표 매출은 국내 햇반 브랜드 제품과 해외 즉석밥 사업을 합친 소비자가 환산 기준으로 해외에서 비비고 브랜드로 판매하는 제품도 포함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최근보다 성장 속도를 높여야 한다. 햇반의 국내외 합산 매출은 2023년 1조800억원에서 2024년 1조1400억원, 지난해 1조1800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4.5%다. 지난해 실적에서 2028년 목표까지 필요한 연평균 성장률은 약 8.3%로 최근 성장 속도의 두 배에 가깝다.
특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사업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공개된 전체 매출과 해외 매출 비중을 토대로 역산하면 국내 매출은 2023년 약 9504억원에서 2024년 9918억원, 지난해 1조3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4년 약 4.4%에서 지난해 약 1.1%로 낮아졌다.
배경에는 백미 즉석밥 시장의 성숙이 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간담회에서 국내 백미 즉석밥의 침투율이 정체된 반면 새로운 구매층의 유입은 잡곡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미가 이미 넓은 소비 기반을 확보한 만큼 과거와 같은 구매층 확대만으로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 성장률도 차이를 보인다. 닐슨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즉석밥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그 중 백미 성장률은 3%에 그쳤지만 잡곡밥은 13% 늘었다.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잡곡밥이 시장 성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잡곡밥의 구매층을 확대해 국내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상품 개발 역시 잡곡과 건강식에 집중한다.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강화하거나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을 확대해 개인의 건강 고민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올해 선보인 110g 미니밥에 연말에는 식물성 단백질 소재를 쌀알 형태로 가공한 원료를 활용한 ‘햇반 단백질 잡곡밥’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매출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2028년 약 25%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공개된 전체 매출과 해외 비중을 적용하면 해외 매출은 지난해 약 1770억원에서 2028년 3750억원으로 늘어나야 한다. 3년간 연평균 약 28.4% 성장이 필요한 셈이다.
우선 공략할 시장은 미국이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비비고 브랜드로 미국 가공밥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미국 즉석밥 사업은 최근 5개년 연평균 34% 성장하며 순항 중이다. 미국 가공밥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10.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건강식 수요가 미국 내 쌀 소비와 햇반 구매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미국 소비자 자체 조사에서는 쌀 소비 증가 이유로 건강한 선택지라는 점을 꼽은 응답이 약 35%, 글루텐이 없는 식품이라는 점을 꼽은 응답이 13%였다.
시장 공략에서는 햇반 특유의 차진 식감과 제조 기술을 앞세운다. 밥알이 잘 흩어지는 장립종 쌀 중심의 현지 시장에서 한국식 차진밥을 새로운 선택지로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도 차진밥 제품을 확대하고 있지만 당일 도정과 무균화 공정으로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하는 기술에서는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업 기반을 충분히 다진 뒤에는 현지에서 확보한 사업 경험과 제품 전략을 유럽에도 적용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는 미국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지만 미국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가고 나면 동일한 전략을 유럽 시장으로 평행이동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밥은 한식 글로벌화의 기반으로서 밥이 바뀌면 사람들의 생활과 식문화를 바꿀 수 있다”며 “생활을 바꾼 밥의 혁신을 넘어 세계인이 밥을 즐기는 방식을 변화시켜 국내외 조 단위 사업 도약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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