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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서 소재로…난이도 높아진 김찬호 대표의 체질개선
노연경 기자
2026-08-12 07:00:00
③생산공정·고객·계약 모두 달라…첫 과제 전분당 매각부터 원매자 확보 변수
이 기사는 2026-08-11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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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CJ제일제당 핵심소재사업부문 대표(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외식통’인 김찬호 CJ제일제당 핵심소재사업부문 대표가 소재산업이라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CJ푸드빌을 맡았을 때에는 적자 점포와 부진 브랜드를 정리한 뒤 경쟁력이 확인된 사업에 자원을 집중해 실적을 정상화했지만 소재사업은 제품마다 생산공정과 용도, 고객층이 달라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첫 과제인 전분당 사업 매각부터 원매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기존 식품·바이오 이원화 체제를 라이프스타일식품·기술소재·핵심소재 등 3개 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핵심소재에는 사료용 아미노산과 일반·가공·신소재 등 기존 식품과 바이오에 흩어져 있던 원료사업을 한데 모았다. 생산·구매·영업 기능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신규 사업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이끌 수장으로는 김찬호 대표를 선임했다. 김 대표는 2013년부터 CJ푸드빌 글로벌사업담당과 투썸본부장, 베이커리본부장을 거쳐 2020년 CJ푸드빌 대표에 올랐다. 취임 후 수익성이 낮은 빕스 점포를 정리하고 계절밥상에서 철수한 뒤 남은 빕스 매장은 프리미엄화하고 뚜레쥬르는 해외사업 중심으로 키웠다. 이에 CJ푸드빌은 2020년 49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021년 흑자로 돌아섰고 2024년에는 영업이익을 556억원까지 확대시키는 성과를 냈다.


다만 외식사업과 소재사업은 선택과 집중의 난이도 자체가 다르다. 외식사업은 점포와 브랜드별 손익을 토대로 부진 대상을 가려내고 폐점이나 메뉴 개편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반면 소재사업은 대규모 생산설비와 고객사별 납품계약이 얽혀 있어 수익성이 낮다고 곧바로 생산을 중단하기 어렵다. 사업을 정리하더라도 설비 매각이나 용도 전환, 기존 계약과 재고·인력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회사가 제시한 소재사업간 시너지를 구현하는 것도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소재마다 원재료와 생산라인, 제조방식이 다르고 제품의 용도와 고객층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조직을 하나로 묶더라도 생산설비를 물리적으로 합치기는 어렵고 공통 원재료 역시 제품별 규격과 조달지역이 다르면 구매 물량을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CJ제일제당이 우선 기대하는 효과는 관리체계의 일원화다. 기존에는 식품과 바이오에 속한 소재 조직이 각각 생산·구매·영업 기능을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하나의 조직에서 사업별 원가와 생산량, 공장 가동률, 고객 수요를 파악할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존 식품소재와 바이오소재가 사용하는 원재료 가운데 겹치는 부분이 있어 구매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영업 차원의 시너지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사업모델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당장 인수합병을 통해 외부 사업을 추가하기보다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의 첫 과제는 전분당 사업 매각이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 원재료를 대량으로 가공하는 장치산업으로 생산량과 설비 가동률이 원가경쟁력을 좌우한다. CJ제일제당은 국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점유율 4위에 머물러 있어 선두 업체보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불리한 구조다. 회사가 조직개편 직후 전분당을 첫 매각 후보로 올린 것도 시장 지위와 자본효율성이 낮은 사업부터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거래가 수월하게 진행될지는 불확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전분당 가격 담합과 관련해 CJ제일제당에 약 10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렸다. 담합 중단 이후에도 기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데다 시장 지위도 낮아 인수를 희망하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 가운데 김 대표는 전분당 사업은 조기 매각을 위해 가격을 낮출지, 적정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보유하며 수익성을 개선할지 판단해야 한다. 김 대표가 첫 구조조정 대상인 전분당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느냐가 향후 핵심소재사업부문의 자원 배분 원칙을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분당 사업 매각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이번 핵심소재 사업부문 재편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유지와 구매역량 강화를 추진하겠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식품소재 부문과 변동성이 큰 사료용 아미노산의 통합으로 예측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확보할 것"이라며 “곡물 및 원당 등 원료의 유사성에 착안해 기존 양 사업에서 축적한 구매역량을 통합해 바잉 파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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