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대상이 대규모 담합 과징금 부과에 따른 현금 유출 압박 속에서 사업 구조의 '선택과 집중'에 힘을 싣고 있다. 회계상 비용 선반영으로 추가적 손익 충격은 피했으나 보유 현금에 대비해 막대한 납부 부담이 남아 있는 만큼 효율적 투자 자원의 배분이 중요해졌다. 대상은 유통 채널은 효율화하고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분야에 자금을 집중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22일 식품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 제재 대상 4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2341억4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대상이 부담할 과징금 규모는 2025년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의 21.34%에 해당한다.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035억원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
대상은 장부상 손익과 관련한 타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2025년 결산에서 이미 과징금 예상액이었던 3753억원을 기타충당부채로 선반영했고 이는 3031억원의 순손실로 돌아왔다. 2026년 상반기 중에는 실제 부과 확정액인 2341억4100만원을 미지급금으로 대체했다.
이미 비용으로 반영한 금액을 납부하는 것이 추가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실제 현금 지출에 대비할 대규모 재원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대상의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6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293억원을 합쳐도 719억원으로, 과징금 부과액은 해당 금액의 약 3.3배다. 차입금 상환과 설비 및 지분 투자, 운전자금 증가 등으로 보유 현금이 줄어든 가운데 과징금 납부 재원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상은 재무적으로 과징금 부담이 더해진 상황에서 사업별 선택과 집중에 공들이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모든 사업의 투자를 일괄적으로 축소하지 않고 힘을 뺄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성장 동력은 살리는 선별적 구조조정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식품 유통 부문에서는 자영업자 대상 B2B 식자재 온라인몰 ‘베스트온’을 8월31일 종료했다. 2022년 기존 ‘제로푸드’를 베스트온으로 개편한 뒤 약 4년7개월 만이다. 다만 오프라인 식자재마트 ‘베스트코’ 11개 지점은 유지하기로 했다. 식자재 유통에서 전면 철수하기보다 채널별로 사업을 선별해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대상은 소재사업에서는 고부가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상의 올해 상반기 소재사업 매출은 8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35.7% 감소했다. 국제 시세에 따라 수익성이 흔들리는 범용 제품의 한계를 줄이고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품군을 키울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대상은 지난 3월 약 502억원을 투입해 독일의 의약용 아미노산 전문 기업 '아미노(AMINO GmbH)' 지분 100% 인수를 마무리했다. 아미노는 1958년 설립된 기업으로 의료용 수액제와 환자식,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필수적인 세포배지 및 부형제 원료를 생산하는 정밀 기술 기업이다.
대상은 아미노 인수로 시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기존 사료·식품 첨가물용 아미노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진입장벽과 마진율이 높은 글로벌 의약 바이오 원료 시장으로 영토를 넓히게 됐다.
대상 관계자는 “바이오 및 소재 사업에서 고부가 스페셜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주력인 식품 사업에서도 세계적 K-푸드 열풍에 발맞춰 2027년 중 유럽에서 김치공장을 착공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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