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CJ제일제당 사업재편 여파…전분당 매각가 산정 변수로
이상호 기자
2026-10-21 07:00:00
①투자자들, 수익성 지속 의구심 해소 관건…과징금 선반영·분납으로 정면돌파 모색
이 기사는 2026-10-20 17:11:5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 로고와 제품 이미지. (그래픽=딜사이트DB)

[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CJ제일제당이 전분당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담합 제재의 후폭풍을 마주하고 있다. 담합 종료 이후에도 기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원매자들의 우려가 매각가 산정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CJ제일제당은 전사적 사업재편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신속하게 과징금 분납을 시작하는 등 부담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달 21일 전분당 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로 9월 예비입찰을 통해 적격 인수후보자들을 선정해 실사를 진행해 왔다. 본입찰은 당초 이달 14일로 예정됐지만 일정이 연기됐다.


전분당 사업은 옥수수를 가공해 물엿, 포도당, 과당 등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전분당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대상, 삼양사, 사조CPK 등 상위 4개 기업이 시장 점유율 86%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CJ제일제당에 전분당 사업은 재편 대상으로 꼽힌다. 점유율이 10%대 머물러 4위 사업자인 데다 성숙한 내수시장에서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고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에 따라 원가 부담에 변동성이 큰 사업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전분당 사업 매각을 추진하면서 가격을 놓고 원매자와 좀처럼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 전분당 사업부의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인 300억원의 10배인 3000억원 안팎을 매각 가격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원매자들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최근 매각가격은 2000억원 수준까지 거론되고 있다.

CJ제일제당 전분당 사업의 몸값을 끌어내린 핵심 변수로는 공정위의 담합 제재와 과징금 부과가 꼽힌다. 공정위는 2026년 7월 CJ제일제당을 비롯한 4개 전분·전분당 기업들이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7년 5개월 동안 13차례에 걸쳐 판매가격을 담합 했다며 모두 7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CJ제일제당에는 전분당 사업부의 연매출에 맞먹는 수준인 1029억65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원매자는 기존 과징금 부담 처리와 별개로 앞으로 추가 담합 사실 적발 등 불확실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담합 이전의 경쟁이 회복되는 수준으로 가격을 재결정하도록 명령하기도 했다. 제재 대상 기업들은 앞으로 3년 동안 반기마다 가격 변경 내역을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가격 경쟁이 재개되면 기존 전분당 판매가격, 이익률을 유지할 수 없는 만큼 원매자들로서는 담합 기간의 실적을 매각가 산정에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게 됐다. 전분당 사업의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이 축소되면 매각 가격 산정은 바탕부터 다시 따져 봐야 한다.


독립 법인이 아닌 내부 사업부를 떼어내 파는 '카브아웃(Carve-out)' 방식이라는 점은 CJ제일제당의 전분당 사업 매각을 놓고 매도자와 원매자 사이 시각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매자들로서는 인수 후 기존에 본사에서 제공받던 구매, 물류, 전산시스템과 관리 조직을 새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 부담을 가격 결정에 고려할 수밖에 없다.

CJ제일제당 사업구조 재편 주요 일지(그래픽=오현영 기자)

CJ제일제당은 담합 제재가 전분당을 비롯한 사업 재편에 부담으로 작용하자 제재에 따른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 재무적 불확실성을 차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2026년 들어서만 설탕에서 1383억6200만원, 밀가루에서 1317억원, 전분당에서 1029억6500만원 등 3대 원재료 담합으로 모두 373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2025년 재무제표에 이미 과징금 관련 기타충당부채 2401억원을 선반영해 두었다. 설탕 과징금을 놓고는 공정위로부터 5회 분할 납부를 승인받아 1회차 납부금 276억7240만원을 납부했다.


예상 비용 선반영과 분납 이행으로 매수자 측의 우려를 덜고 사업 재편에서 잡음을 최소화하는 대응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함께 제재를 받은 경쟁사들이 분할 납부 신청 뒤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로 대응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전분당 매각을 매듭짓는 대로 본업 경쟁력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한층 고삐를 당길 태세다. 앞서 7월에는 기존 식품·바이오 이원화 체제를 해체하고 글로벌 K-푸드를 이끌 '라이프스타일식품', 핵산·테이스트앤리치·PHA 등 고부가 소재 중심의 '기술소재', 사료용 아미노산과 기초·가공 원료를 아우르는 '핵심소재'의 3대 부문으로 사업구조를 전면 재편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미 납부를 시작한 설탕 담합 관련 과징금은 물론 전분당 담합 관련 과징금 역시 공정위가 지정한 일정에 따라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