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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현대차 로보틱스사업실장 "로봇 아닌 솔루션 판다"
최유라 기자
2026-10-23 10:00:00
車로 키운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내재화…고객 의견 반영해 제품 설계
이 기사는 2026-10-22 15: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장(상무)이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딜사이트 창립기념 경영전략 써밋 2026'에서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로봇 '제품'이 아니라, 현장 문제에 대한 '솔루션'입니다."


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장(상무)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딜사이트 경영전략 써밋 2026'에서 'Robotics Must Be Field-Proven: 연구실을 넘어 진짜 세상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로보틱스사업실을 이끌며 로보틱스 기술을 실제 고객과 산업 현장의 실질적 가치로 연결하는 사업화 전략을 총괄한다. 2021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후 로보틱스 기술의 사업화와 시장 확대에 집중해 왔으며 연구개발 성과를 시장의 수요와 연결하고 로봇이 산업과 일상에서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화와 시장 진출, 사업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피지컬 AI(인공지능)가 대두되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기술이 실제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로봇 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현장에서 검증되고 반복적으로 활용돼야 비로소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연구개발에 나선 것은 2017년이다. 2019년 로보틱스랩을 출범했지만 초기에는 선행연구에 무게를 뒀다. 이후 완성차를 넘어 로보틱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2023년 로보틱스사업실을 꾸리고 연구개발 성과의 상품화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의 판매를 시작했고 올해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의 양산 및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 하드웨어 강점에 소프트웨어 결합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제조업을 기반으로 축적한 하드웨어 역량을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강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 실장은 "자동차 산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하드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에서도 피지컬 AI 관련 기술뿐 아니라 자율주행, 다양한 로봇을 관제할 수 있는 기술들을 내재화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을 상품화하기 전 단계에서 그룹 내부 또는 외부의 잠재 고객들과 함께 다양한 실증을 진행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 개발도 로봇의 이동 특성을 고려해 이뤄진다. 로봇이 현장을 이동하며 작업하는 만큼 연산 능력은 배터리 사용 시간과 직결되고 통신 환경도 중요한 변수라는 것이다. 데이터를 클라우드에서 처리할지 로봇 자체에서 처리할지에 따라서도 전력 소모와 가동 시간이 달라진다. 이에 따라 로봇 내부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엣지(Edge) 환경에서도 대형 모델에 준하는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모델을 경량화하는 기술이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처럼 기술뿐 아니라 실제 사용 환경과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가 엑스블 숄더다. 이 제품은 배터리와 모터 없이 어깨 근력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출시 당시에는 배터리와 모터가 없는데도 로봇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김 실장은 "현장 작업자들이 원하는 건 좋은 모터, 좋은 배터리가 아니라 유지보수가 편하고 충전 과정이 번거롭지 않은 제품이었다"며 "개발 과정에서 실제 생산시설 근로자 수백명에게 제품을 착용하게 한 뒤 피드백을 받으면서 개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제품 설계에도 현장 의견을 반영했다. 경쟁 제품과 달리 등 쪽 프레임을 없앤 것은 작업자가 의자에 앉거나 지게차로 이동할 때 구조물이 걸리적거린다는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땀이 차는 조끼는 기구부와 완전히 분리해 일반 의류처럼 세탁할 수 있도록 했다.


모베드 역시 고객 수요를 반영해 개발했다. 모베드는 10도 경사로에서도 수평을 유지하며 주행할 수 있고 20㎝ 높이의 단차를 넘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실제 고객들이 중요하게 여긴 기능은 지형 극복뿐 아니라 손쉬운 자율주행이었다. 김 실장은 "고객들이 자율주행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요구도 많이 했다"며 "고객마다 요구 사항이 다양한 만큼 골프카트와 배송함, 순찰 장비, 방송용 카메라 등 여러 목적에 맞춰 상부 모듈을 결합할 수 있는 플랫폼 형태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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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장(상무)이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딜사이트 창립기념 경영전략 써밋 2026'에서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수진 기자)

◆ 내구 시험부터 생태계 확장까지…과제는 안전기준


김 실장은 로봇이 생산 현장에 안착하려면 기술적 성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짚었다. 고객 입장에선 안정적인 운영과 안전한 상호작용, 예측 가능한 동작, 내구성과 유지보수성을 갖춘 긴 수명이 필요하다. 사업자 입장에선 부품 수와 부품원가(BOM)를 줄이고 조립과 양산이 쉬운 구조를 확보하는 동시에 유지보수 비용과 보증 부담을 포함한 생애주기 비용도 관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로보틱스랩은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한 내구 시험 노하우를 로봇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모베드의 경우 잠재 고객의 실제 사용 데이터를 모아 로봇에 맞는 내구 시뮬레이션과 실차 시험 모드를 새로 만들었다. 고객이 제품을 도입하기 전에 사용 가능 기간과 유지보수 비용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그는 "저렴하면서도 성능 좋은 로봇을 만들어야 하지만 원가도 절감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로봇 제조는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 생산량을 늘리고 사업 규모를 확대하려면 제조 공정도 자동화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로봇 사업의 밸류체인을 확장하기 위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모베드를 중심으로 국내 로봇 시스템통합(SI) 전문업체들과 협력하는 '모베드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김 실장은 "연구개발부터 부품 개발, 양산, 판매, 유지보수까지 모든 과정을 한 회사가 담당할 수는 없다"며 "SI 업체와 유지보수 파트너사가 각자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분담하고 새로운 파트너사를 발굴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김 실장은 산업 확장의 과제로 안전 기준을 꼽았다. 개발 초기부터 안전 기준을 고려하지 않으면 향후 관련 기준이 마련됐을 때 하드웨어를 변경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 센터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을 학습시키는 한편 안전 기준과 표준·인증 관련 사항에서도 유관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 서비스로 연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로보틱스사업실은 로봇을 어떤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어?
고객이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김영훈 현대차 로보틱스사업실장은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로봇 '제품'이 아니라, 현장 문제에 대한 '솔루션'입니다"라고 밝혔어요.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현재 어떤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2017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2023년 로보틱스사업실을 꾸리며 본격적인 상품화를 준비해 왔어요. 지난해에는 산업용 착용 로봇인 '엑스블 숄더'의 판매를 시작했고, 올해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인 '모베드'의 양산 및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엑스블 숄더와 모베드는 어떤 특징이 있어?
현장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에요. 엑스블 숄더는 배터리와 모터 없이 어깨 근력을 보조하며, 작업자가 앉거나 이동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등 쪽 프레임을 없애고 세탁 가능한 조끼를 적용했어요. 모베드는 10도 경사로에서도 수평을 유지하고 20cm 단차를 넘을 수 있으며, 용도에 따라 상부 모듈을 결합할 수 있는 플랫폼 형태로 개발되었어요.
로봇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어떤 과제들을 해결하려고 해?
제조 공정 자동화와 생태계 확장, 그리고 안전 기준 마련에 집중하고 있어요. '모베드 얼라이언스'를 통해 SI 업체 및 유지보수 파트너사와 협력하며 생태계를 넓히고 있어요. 또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을 상용 서비스로 연결하기 위해 안전 기준과 표준·인증 관련 유관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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