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퓨쳐켐과 셀비온이 국산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 신약 최초 개발사로 이름을 올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임상 3상은 퓨쳐켐이 셀비온보다 1년 먼저 진입했다. 하지만 셀비온이 선제적으로 조건부 허가에 나서면서 역전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SK바이오팜은 신규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RPT 신약의 미국 내 임상 1상 돌입이 임박하며 맹추격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특정 암세포에 결합하는 리간드와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하는 방식의 RPT가 차세대 항암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0조원이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RPT는 지난 202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전립선암 3차 치료 적응증으로 허가를 획득한 ‘플루빅토(성분명 177Lu-PSMA-617)’다. 이 제품은 전립선암특이항원(PSMA)에 결합하는 리간드와 방사성 동위원소인 ‘루테튬(177Lu)’을 결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플루빅토는 약 2조원(19억94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뒤쫓는 주요 물질이 퓨쳐켐의 ‘루도타다이펩(개발명 FC705)’과 셀비온의 ‘포큐보타이드(개발명 177Lu-DGUL)’이며 모두 루테튬 기반 RPT로 알려졌다.
각 사에 따르면 루도타다이펩은 플루빅토 대비 절반의 용량으로 더 높은 효능을 내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또 친수성으로 설계된 포큐보타이드는 체내 잔류 시간이 짧아 부작용 발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물질 모두 국내에서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기 때문에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이론적으로 조건부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퓨쳐켐은 지난해 9월 자체 개발한 루도타다이펩의 전립선암 대상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으며 올해 2월 해당 임상을 개시했다. 회사는 같은 해 5월 미국에서 해당 물질의 임상 2a상 투약을 완료하는 등 국내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루도타다이펩에 대한 국내 조건부 허가 신청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퓨쳐켐 관계자는 “지난 8월 국산 제43호 신약으로 방사성 진단제 ‘프로스타뷰’를 승인받았다”며 “루도타다이펩은 프로스타뷰와 항원이 같고 방사성동위원소만 다른 물질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진단제 허가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확실하게 데이터를 마련해 루도타다이펩의 조건부 허가에 나서려는 중이다”고 밝혔다.
반면 셀비온은 지난해 12월 포큐보타이드의 임상 2상 종료 후 발빠르게 조건부 허가를 추진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동시에 후속 임상도 추진해 퓨쳐켐보다 1년가량 늦은 지난 9월 전립선암 대상 포큐보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후기 임상 개발은 늦었음에도 시장 진출에서 셀비온이 앞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셀비온 관계자는 “포큐보타이드가 신속심사 대상이기도 하지만 처음 허가가 검토되는 특성을 가진 물질인 만큼 일반적인 타임라인(3개월 내 결과 도출)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소통 및 적절한 대응을 이어가면서 결론 도출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양사의 국내 RPT 개발에 이목이 집중된 사이 SK바이오팜이 신규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RPT 치료 신약 선도물질 ‘SKL35501’의 글로벌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 1월 미국과 한국에서 SKL35501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달 5일 해당 물질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췌장암 대상 ODD 지위를 확보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SKL35501은 여러 고형암에 존재하는 NTSR1 항원 타깃 리간드와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Ac)’을 결합한 물질이다. 악티늄은 에너지가 강한 알파선을 방출하는 원소다. 악티늄을 활용한 RPT가 베타선을 내뿜는 루테늄을 활용한 물질 대비 큰 암 살상력을 발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은 췌장암과 대장암 등 6종의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SKL35501의 대규모(약 100명 대상) 임상 1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치료물질인 SKL35501과 NTSR1 항원을 확인하기 위한 진단제 후보물질 ‘SKL35502’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에서 진단제(SKL35502)의 투약은 이뤄졌고 아직 치료제인 SKL35501의 투약은 진행되진 않았다”며 “환자 모집 추이를 볼때 빠른 시일 내에 SKL35501의 미국 내 1상부터 개시될 것 같다. 한국에서도 환자가 모집되는 대로 투약에 나서려는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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