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참여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이 조만간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대만 국영 에너지기업 대만중유공사(CPC)가 연간 600만톤(t) 규모의 LNG 구매 약정을 체결,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 때문이다. 마침 사업 주관사인 글렌파른도 파이프라인 초기 작업 승인 요청을 내며 프로젝트 조기 착공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13일 알래스카주 와실라에서 진행한 중간선거 유세 연설을 통해 대만이 향후 20년간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되는 가스의 30%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3월 CPC가 알래스카 가스라인개발공사(AGDC)와 LNG 구매 및 가스관 사업 투자 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의 연장선이다. 당시 대만은 44억달러(약 5조8800억원)의 지분투자와 연간 600만t 규모의 LNG 구매를 약속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프로젝트 노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1300km 가스관을 통해 남부 니시스키로 운송 및 액화시켜 수요처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사업 주관사 글렌파른은 총 445억~545억달러(약 60~73조원)을 투자해 연간 2000만t의 LNG 생산을 목표로 설정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인터가 해당 사업에 참여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이 회사는 프로젝트 특수목적법인(SPC) 글렌파른알래스카파트너스 지분 1.17%를 인수했고 중장기적으로 3500만달러(약 485억원)을 투자해 지분율을 3.5%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인터는 연간 100만t 규모의 LNG 장기 구매권을 확보하고 포스코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재편에 따라 사업적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LNG 수입량 3287만t 가운데 중동산 수입량은 242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산 LNG 수입은 102.9% 증가한 782만t으로 집계됐다. 알래스카에서 태평양을 통해 LNG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수익성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꼽힌다. 미국 정부는 장기 구매계약과 한국의 우선 접근권을 보장한다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LNG 도입가격과 물량은 정해진 바 없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한국의 500억달러 투자를 재차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사업성 검토 대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별개로 최근 글렌파른의 행보는 주목할만 하다. 이 회사는 올해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에 파이프라인 초기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20개의 건설 캠프와 46개의 파이프 저장소, 현장 물류 체계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파이프라인을 조기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프로젝트 노스의 1단계 사업으로 이후 LNG 수출에 필요한 액화시설을 구축하는 2단계 사업 이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요소기도 하다.
대만의 사업 참여 공식화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호재로 보인다. 당초 해당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 했던 이유는 총 2000만t의 수출 물량 가운데 원활한 사업 진행에 필요한 사전 계약 물량(1600만t)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던 탓이다. 특히 현재 계약 물량(1300만t)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대만(600만t)의 공식적인 사업 참여가 확정되지 않았던 상황에 첫 삽을 뜨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결국 알래스카 LNG 사업이 물꼬를 트면 포스코인터의 LNG 밸류체인 구축 전략에도 한층 힘이 실릴 예정이다. 앞서 이 회사는 미국 코드에너지의 자회사가 보유한 셰일가스 자산의 지분 100%를 5억5000만달러(약 75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기조 속 천연가스와 LNG 수출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산 에너지 공급망을 사전에 확보한다는 점에서 안보적 가치가 높다는게 사측의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대만의 공식적인 참여를 시사하면서 알래스카 LNG 사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300만t의 추가 물량 계약 확보와는 별개로 일단 프로젝트가 개시되면 초기 투자에 나선 포스코인터도 상당한 이점을 확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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