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퇴진 이후 재무 체력을 키웠지만, 늘어난 자산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았다. 현금 보유액은 3700억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45%까지 낮아졌지만, 디어유 인수 등으로 무형자산이 4배 넘게 불어나면서 투자 성과를 입증해야 할 부담도 커졌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까지 병행하는 가운데 SM 3.0의 성적표는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지속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리게 됐다.
현금 3711억·부채비율 45%…커진 자금 운용 여력
23일 SM의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 합산 지분율은 41.50%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율은 41.81%다. 최대주주 교체 이후 음반 유통사도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변경됐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퇴진과 카카오그룹 편입을 거치며 지배구조와 사업 거래망을 재편한 SM은 재무안정성도 강화했다.
SM의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상반기 말 274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3711억원으로 3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는 1조3351억원에서 2조91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58.0%에서 45.0%로 낮아졌고 유동비율은 196.0%에서 210.8%로 높아졌다. 자본 대비 부채 부담이 줄고 단기 지급능력도 개선된 것이다.
현금창출력도 확대됐다. SM의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1149억원에서 2023년 1130억원, 2024년 1357억원, 지난해 194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약 70% 증가한 규모다.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이 늘면서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도 넓어졌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43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크게 늘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현금 잔액만으로 자금 여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말 3646억원이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3711억원으로 65억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유동 금융기관예치금은 2292억원에서 1857억원으로 435억원 감소했다. 두 항목을 합친 금액은 5938억원에서 5568억원으로 370억원 줄었다.
여기에 연결 현금에는 종속회사 보유분이 포함돼 있고, 아티스트 활동과 콘텐츠 제작, 공연 준비 등에 필요한 운전자금도 유지해야 한다. 현금과 금융기관예치금 전액을 신규 투자나 주주환원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자금 운용의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투자와 배당을 지속하려면 본업의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디어유에 1356억 투자…무형자산 4배 늘며 성과 검증 부담
SM이 확보한 자금을 투입한 대표적인 분야는 팬 플랫폼과 음악 지식재산권(IP) 사업이다. SM은 지난해 디어유 지분 11.42%를 약 1356억원에 추가 취득해 관계기업이던 디어유를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음악 퍼블리싱 법인 Kreation Music Rights US를 설립하며 음악 저작권 사업 확대도 이어갔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자산구조 변화로 이어졌다. 연결 무형자산은 2022년 상반기 말 143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5861억원으로 308.3% 증가했다.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7%에서 29.2%로 높아졌다. 디어유 편입 과정에서 인식한 영업권 약 3078억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무형자산에는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관련 권리, 상표권, 영업권 등이 포함된다. 특히 영업권은 인수한 사업의 미래 수익창출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자산이다. 사업결합 과정에서 장부상 자산 규모를 키우지만, 그 가치가 유지되려면 인수한 사업이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2836억원에 달했지만, 기존 디어유 지분을 공정가치로 재측정하면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 약 2282억원이 반영됐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31억원이었다. 재측정이익은 실제 현금 유입을 수반하지 않는 만큼 디어유 투자 성과는 향후 플랫폼 사업이 창출하는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으로 평가해야 한다.
영업권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디어유의 이용자 기반과 서비스 지역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영업권 손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부채비율은 낮아졌지만, 자산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인수자산의 가치와 투자수익률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은 한층 높아졌다.
자사주 93만주 소각·371억 배당…환원 지속성 관건
SM은 성장투자와 함께 주주환원도 추진했다. 2024년 자사주 47만7274주, 지난해 45만8937주를 각각 소각했다. 2년간 소각한 자사주는 총 93만6211주다. 올해 4월에는 2025사업연도 배당금 약 371억원을 지급했다.
자사주 소각 자체는 현금 유출을 수반하지 않지만 해당 주식을 취득한 시점에는 자금이 투입됐다. 현금배당은 실제 자금 지출로 이어졌다. 종속회사 비지배주주에 대한 배당까지 포함한 올해 상반기 연결 현금흐름표상 배당금 지급액은 약 418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60억원을 기록했으며 여기에는 배당금 지급과 전환사채 상환, 리스부채 상환 등이 반영됐다. 성장투자뿐 아니라 주주환원과 기존 금융부채 상환에도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하려면 기존 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을 창출해야 한다. SM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공연과 MD·라이선싱 사업은 올해 상반기에도 외형을 키웠다.
회사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콘서트 매출은 전년 동기 726억원에서 1024억원으로 41.0% 증가했다. MD·라이선싱 매출도 1033억원에서 1253억원으로 21.3% 늘었다.
외형 확대가 곧바로 현금창출력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연 제작비와 상품 제조·유통비, 아티스트 정산 등 비용을 제외하고 얼마나 많은 이익과 현금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투자와 배당 여력을 좌우한다. SM은 아티스트 IP를 기반으로 공연과 MD·라이선싱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팬 플랫폼과 음악 저작권 사업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M 관계자는 향후 자금배분 계획에 대해 "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 간 균형을 유지하겠다"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투자, 주주가치 제고에 보유 현금을 균형 있게 배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만 체제 종료 이후 SM은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플랫폼과 음악 IP에 대한 투자,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자금 운용을 확대했다. 이제 관건은 현금을 얼마나 쌓아뒀느냐가 아니라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다. 디어유 등 핵심 사업에 투입한 자금이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돌아와야 추가 투자와 주주환원도 지속할 수 있다. SM 3.0의 재무적 성과 역시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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