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보다 주주환원 확대와 신사업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합니다."
16일 남은영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은 머니네버슬립 인터뷰를 통해 배당주 ETF 투자 전략은 단순히 배당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성장할 배당주를 찾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기보다 꾸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신사업 투자를 통해 성장 가능성까지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배당 투자의 중요성이 커진 배경으로 시장 환경의 변화를 제시했다. 상반기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증시를 주도하며 자본차익이 투자 성과를 좌우했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주가 상승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환경이 조성됐다는 진단이다.
남 팀장은 "상반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얼마나 사서 오래 보유하느냐가 수익률을 결정하는 시장이었기에 배당주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다"며 "그러나 하반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 외에 실제로 계좌에 들어오는 현금흐름의 가치가 한층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당 투자의 매력이 커졌다고 해서 단순 고배당주 위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밸류 트랩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밸류 트랩이란 지표상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펀더멘털 훼손 등으로 인해 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배당주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높아 보여도 주가 하락으로 인해 배당률이 높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남 팀장은 현재의 저평가 여부보다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계기에 주목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낮다는 사실만으로는 투자 매력이 충분하지 않으며 적극적인 주주환원이나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시장의 재평가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섬과 KSS해운을 들었다. 두 기업은 단기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한섬은 1개월간 약 3%, KSS해운은 3개월간 8% 이상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다. 실제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KSS해운은 공시 직후 주가가 16% 이상 급등하며 단기 저평가를 가파르게 해소했고 한섬 역시 안정적으로 주가를 받쳐주는 효과를 거두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저평가 해소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사업 투자 역시 기업가치 재평가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다. 기존 사업에서 창출한 안정적인 현금을 새로운 성장동력에 투입하는 기업은 배당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투자 매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남 팀장은 일본 정유기업 이데미츠 고산을 예로 들었다. 이데미츠 고산은 본업인 정유 사업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전고체 배터리 등 신사업 투자를 추진하며 사업 구조 체질 개선과 함께 시장의 재평가를 끌어냈다.
이 같은 전략은 국내 배당 ETF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 출시된 배당 ETF 상당수는 시가총액 상위 금융주를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상품 간 수익률과 전략 측면에서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남 팀장은 "KB금융과 신한지주 등 시가총액 상위 은행주의 PBR이 1배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금융주 비중이 높은 배당 ETF는 수익률 차별화가 어렵고 배당수익률 측면에서도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고배당률 뿐만 아니라 향후 주가 상승을 이끌 호재를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액티브 운용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이익 흐름이나 주주환원 정책, 신사업 성과 등을 다각도로 살펴 편입 종목과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해야 차별화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남 팀장은 "액티브 배당 매니저로서 핵심 과제는 이데미츠 고산처럼 본업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변모시킬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라며 "배당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기업을 지속해서 선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액티브도 이런 운용 철학으로 KoAct 고배당액티브 ETF 등을 운용하고 있다. 순자산총액(AUM)은 약 661억원 규모며 현대엘리베이터(7.79%)를 비롯해 DB손해보험, 우리금융지주 등을 주요 종목으로 편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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