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알트코인 거래지원 종료가 잇따르고 있다.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부족한 16종이 한꺼번에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받은 데 이어 이번주에는 보안사고와 유통량 불일치, 공시 미흡 등을 이유로 거래유의 종목에 지정된 알트코인들의 운명도 갈린다. 올해 상반기 거래지원 종료 건수가 직전 반기보다 64% 증가한 가운데 신규 상장은 줄고 기존 상장 종목에 대한 정리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1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19일부터 23일까지 페치(FET), 멀티버스엑스(EGLD), 캠프네트워크(CAMP), 자이(XAI) 등 4종에 대한 거래유의 지정 연장, 해제 또는 거래지원 종료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아이콘(ICX)과 갈라(GALA)의 거래지원 종료도 예정돼 있다.
◆이번주 4종 거래유의 심사…아이콘·갈라 거래 종료
이번주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둔 4종은 보안사고와 유통량 불일치, 공시 미흡 등으로 거래유의 종목에 지정됐다. 빗썸은 지난달 21일 페치와 멀티버스엑스의 가상자산 지갑 또는 분산원장 등에서 해킹 등 보안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캠프네트워크는 재단의 유통량 계획과 실제 발행·유통량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달 29일 거래유의 종목에 포함됐다. 자이는 사업 진행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사항 공시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달 7일 지정됐다.
거래소는 지정 사유 해소 여부와 재단의 소명자료 등을 검토해 거래유의 지정 해제나 기간 연장,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다. 이번 심사에서도 보안 문제 해결과 유통량 정보의 신뢰성 확보, 공시 의무 이행 여부 등이 거래지원 유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미 거래지원 종료가 확정된 종목도 있다. 업비트와 빗썸은 19일 오후 3시 아이콘의 거래지원을 종료할 예정이다. 빗썸은 재단의 소명자료와 사업 진행 현황, 보안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거래지원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빗썸은 같은 날 오후 3시 갈라의 거래지원도 종료한다. 중요사항에 대한 적시 공시와 변경 절차의 투명성·합리성 등을 검토한 결과 거래유의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거래지원이 종료되면 해당 거래소에서 매매가 중단되며, 출금은 별도로 정해진 기간까지 지원된다.
◆시총·거래량 미달 16종, 3개월 심사 끝에 퇴출 결정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부족한 알트코인에 대한 거래지원 종료도 현실화했다. 빗썸과 코인원은 지난 16일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던 18건에 대해 모두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팬시(FANC)와 네스트리(EGG)가 두 거래소에 중복 지정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대상은 16종이다. 약 3개월의 검토기간에도 거래지원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결과다.
코인원은 지난 7월 16일 스트리머(DATA2), 네스트리(EGG), 스타파이(FIS), 하이파이(HIFI), 팬시(FANC), 디랩스게임즈(DELABS) 등 12종을 한꺼번에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10종은 국내외 합산 시가총액이 최소 유지 기준에 미달했고 나머지 2종은 거래규모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코인원은 당시 이들 종목에 대해 약 3개월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빗썸도 아지트(AZIT), 쿠디스(CUDIS), 팬시(FANC), 템코(TEMCO), 네스트리(EGG), 스탯(STAT) 등 6종을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국내외 거래소의 합산 시가총액과 거래규모가 거래유의 지정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다.
두 거래소는 검토기간 동안 해당 종목들의 시가총액과 거래규모, 재단의 소명자료 등을 살펴봤지만 거래유의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6종의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으며, 실제 거래 종료는 다음달 16일 오후 3시로 예정돼 있다.
이번 결정은 저유동성 알트코인에 대한 거래소의 유지 기준이 실제 퇴출로 이어진 사례다. 거래유의 지정 이후 일정 기간 소명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시가총액과 거래규모 등 최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지원이 종료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반기 거래지원 종료 64% 증가…신규 상장은 46% 감소
기존 상장 종목에 대한 정리 움직임은 금융당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66건에서 올해 상반기 108건으로 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유의 지정은 95건에서 139건으로 46% 늘었다.
반면 신규 거래지원은 250건에서 135건으로 46% 감소했다. 새롭게 상장되는 가상자산은 크게 줄어든 반면 기존 종목의 거래지원 종료와 거래유의 지정은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특히 상반기 거래지원이 종료된 가상자산 76종 가운데 68종은 국내 한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던 단독상장 종목이었다. 전체의 약 89%에 해당한다. 국내 단독상장 가상자산 수도 지난해 하반기 296종에서 올해 상반기 234종으로 21% 감소했다. 거래지원 종료가 특정 거래소에만 상장된 종목에 집중된 셈이다.
시장 위축도 저유동성 알트코인의 거래지원 유지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규모는 3조1000억원으로 직전 반기보다 44% 감소했다. 국내 가상자산 평가총액도 58조9000억원으로 33% 줄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시장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알트코인의 거래지원 유지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거래소들도 시가총액과 거래량뿐 아니라 사업 지속가능성, 보안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어 앞으로도 거래지원 종료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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