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영원무역이 기업가치 저평가 해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당성향 목표를 높이고 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주주환원 강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주환원책만으로는 할인 요인을 걷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수익성과 보유자산 대비 주가는 장부가격을 밑돌고 있는 가운데 기취득 자사주 소각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음 스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원무역 주가는 이달 15일 7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를 기준으로 영원무역 시가총액은 3조3278억원이다. 6월 말 지배주주 자본 4조5164억원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4배다. 장부상 순자산의 74% 수준에서 시장 가격이 책정된 셈이다.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 4923억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76배다.
영원무역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7%다. 두 자릿수 수익성을 내고도 주가는 장부가에 못 미친다. PBR은 지난해 말 0.85배보다 낮아졌다. 영원무역이 제시한 2027년 목표치 0.8배와도 거리가 있다.
주가 흐름도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755억원, 순이익 1553억월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5%, 55.1%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성장세는 계속됐다.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3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늘었다. 지난해 재무제표 결산이 마무리된 올해 3월 주가는 장중 10만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이달 2일 6만6800원까지 밀렸다. 이후 반등해 7만원 대에 머물고 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20%이상 낮다.
보유자산을 살펴보면 저평가 흐름은 더 두드러진다. 상반기 말 영원무역의 현금성 자산에서 총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7396억원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의 22%다. 여기에 상장주식 3127억원, 장부가 기준 투자부동산 2870억원까지 더하면 1조3393억원에 이른다. 시가총액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영원무역의 자회사인 스위스 자전거 기업 스캇(SCOTT)을 대표적인 할인 요인으로 꼽는다. 영원무역이 스캇에 제공한 대여금과 채무보증은 약 6580억원이다. 스캇 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도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원무역은 주주환원 카드를 잇따라 꺼내며 저평가 해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6일 신한투자증권과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4월6일까지다. 이사회 결의일인 10월2일 종가 기준 취득 예정 주식 수는 약 74만8500주다. 발행주식의 1.69% 수준이다.
앞서 8월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정하며 배당 정책도 손질했다. 연결 배당성향 목표를 '2027년까지 25%'에서 ‘2026~2027년 30% 수준’으로 높였다. 지난해 연결 배당성향은 18.2%였다. 올해 중간배당은 주당 1050원으로 지난해 700원보다 50% 늘렸다. 배당금 총액은 약 447억원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행동주의 펀드 쿼드자산운용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원무역 지분 1.7%를 보유한 쿼드자산운용은 업종 평균 PBR 1.9배를 근거로 적정 PBR을 2.3배로 제시했다. 이 외에도 총주주환원율을 70%로 높이고 불합리한 내부거래를 개선하는 한편 경영진 보상체계를 정비하라고 요구했다.
영원무역의 배당성향 목표 상향과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 강화라는 방향에서 맞닿아 있지만 쿼드 측은 의 요구 수준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영원무역은 이번에 취득예정인 자사주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추가 방안으로 기취득 자사주 3.95%(175만1067주)의 소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은 공시사항으로 지금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자세한 내용을 공유하긴 어렵다”며 “다만 주주환원을 확대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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