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기술보증기금이 기관 명칭을 한국기술금융으로 바꾸는 기관 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보증 재원을 관리하는 기금과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을 구분하고 별도 회계를 마련해 기술혁신 지원 기능을 확대하는 구상이다. 청와대와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도 추진 방향에 대한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기보는 기관 명칭 변경과 회계체계 정비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권형택 이사장 취임 이후 보증 중심의 운영 체계에서 벗어나 기술거래와 인수·합병(M&A) 등으로 역할을 넓힐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번 개편 방향은 소관부처인 중기부는 물론 청와대까지 공유되고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계부처 협의까지 마무리된 단계는 아니다. 향후 입법 과정에서 재원과 업무 범위 등을 둘러싼 협의 및 조율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전환 시점은 국회 논의와 부처 간 협의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관련 법안은 이미 발의됐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7명은 지난달 22일 기술보증기금법 일부개정안을 제출했다. 법률 이름을 ‘한국기술금융법’으로 바꾸고 기관 명칭도 한국기술금융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법률의 목적에는 기술혁신 지원을 추가하도록 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간판 교체보다 기관과 기금의 법적·회계적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데 있다. 한국기술금융 안에 금융성기금인 기술보증기금을 설치하고 기관회계와 기금회계를 구분하는 방식이다. 보증 재원은 기금으로 관리하면서 기관이 기술혁신 관련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기보는 기술보증 목적의 금융성기금 회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개정안은 별도 고유 계정이 없는 구조가 기술보증 이외의 혁신 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데 제도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술평가와 기술거래·기술보호 등으로 실제 업무가 넓어졌지만 법률상 목적과 재원 관리 체계는 보증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별도 계정이 마련되면 기술혁신 관련 사업을 보증 업무와 구분해 수행할 기반을 갖추게 된다. 법안은 기술보증과 보증연계투자 등 자금 공급 업무와 기술평가·기술보호·기술신탁관리 등 기술혁신 지원 업무를 구분했다. 기술거래와 M&A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도 명확히 하도록 했다. 단순한 조직 확대를 넘어 사업별 재원과 책임을 구분하는 구조 개편인 셈이다.
권 이사장 역시 취임 당시 보증 이외의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딥테크 등 미래전략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기술사업화와 M&A·기술거래·기술보호 등 혁신성장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전임 경영진이 추진한 제도 개편을 실제 사업 확장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현 경영진의 과제로 남았다.
기보는 앞서 2016년 법 개정을 통해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기술보증기금으로 법정 명칭을 변경했다. 당시 ‘신용’을 빼 기술금융의 정체성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보증을 넘어선 업무 범위를 기관 이름과 회계체계에 반영하려는 것이다.
향후 관건은 관계부처 협의와 국회 입법 절차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재원 및 업무 범위를 조율하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및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법 개정 이후에는 정관과 내부 규정 정비 등 기관 명칭 변경과 회계 분리에 필요한 후속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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