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이재명 정부가 공공기관 통폐합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오랜 기간 논란이 이어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합 등 주요 안건이 연이어 테이블에 올라온 상황에서 신보와 기보의 통합 가능성까지 진지하게 거론되면서 두 기관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린 관계 부처 합동 회의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함께 핵심 기관의 전략적 통폐합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테이블에 오른 사안은 공항공사 통폐합과 KTX-SRT 통합,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의 통합 등이다. 신보와 기보 통합의 경우 아직 공식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서별관 회의 참석 기관들 사이에서 이전 정권 때와는 확연히 다른 진지한 수위로 통폐합 관련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별관 회의 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신보와 기보의 기능 조정 회의가 열린 것으로 전해진다. 강 실장이 직접 이끄는 대통령실 공공기관 기능개편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각 기관의 소관 부처와 지배구조 향방을 둘러싼 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다.
현 정부는 유사하거나 중복된 기능을 가진 공공기관을 슬림화해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과거 정권이 기관 자체의 확대 경영이나 성과급 체계 개편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정부는 기구 통폐합을 통한 구조 혁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신보와 기보는 중소기업 보증이라는 공통 기능을 수행하면서 지난 20여년 동안 정권 교체기마다 대표적인 중복 기관으로 지적됐다. 신보는 금융위원회 산하에서 성장했고, 기보는 중소벤처부 관할 아래 조직이 정비됐다. 그러나 보증 심사 프로세스와 전산 시스템 등이 유사해 통합이 성사될 경우 행정 절차 단축과 국비 집행 효율화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의 통합 구상이 대통령실 TF와 서별관 회의를 중심으로 구체화하자 신보와 기보 내부 기류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최근 이사장 선임을 마무리 하고 조직 개편 등을 준비하고 있는 두 기관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양 기관은 정책금융 안전판 역할과 기술 평가의 전문성을 각각 강조하며 독자 존속 논리를 내세워 왔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개혁 의지가 확고한 데다 청와대 서별관 회의를 거쳐 정책 구상이 구체화하는 양상을 보이자 내부에서는 과거와 다른 분위기라는 위기의식이 번지고 있다.
소관 부처 간 이해관계 정리도 핵심 관건으로 꼽힌다. 신보 소관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기보 소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그동안 정책 주도권을 둘러싸고 시각차를 보여 왔다. 회의에서도 부처 간 협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공기관 개혁 총괄 컨트롤타워의 결단에 따라 통폐합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보와 기보 통합 사안에 대해 실질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과거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통합 논의가 이뤄지던 시기와 무게감이 다르다"라며 "정부의 공공기관 슬림화 의지가 강한 만큼 향후 소관 부처 조율과 거버넌스 재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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