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동원그룹이 국내 1세대 화장품 기업 참존 인수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김남정 회장을 중심으로 신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동원그룹이 이번에는 기존 사업과 거리가 있는 화장품 시장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동원그룹이 참존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자체 생산 인프라에 주목해 단기간에 새로운 사업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22일 참존 매각 절차에서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수 후보자는 동원그룹이 유일하며, 거래 금액은 수백억원대로 알려졌다.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2024년 3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첫 인수합병(M&A) 사례가 될 전망이다.
동원그룹은 그동안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미국 참치업체 스타키스트 인수다. 김 회장 역시 부회장 시절 금천과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인수를 주도하며 식품과 물류를 중심으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특히 김 회장은 M&A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는 인수 가격과 사업적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거래를 추진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동원그룹은 그간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 HMM 등 굵직한 인수전에 잇달아 참여했지만 최종 인수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가운데 김 회장이 경영난에 빠진 참존을 인수 대상으로 낙점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84년 설립된 참존은 청개구리 마스코트로 잘 알려진 국내 1세대 기초화장품 기업이다. 그러나 수입차 사업 지원과 면세점 진출 무산 등으로 재무 부담이 커진 데다 경영권 분쟁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결국 지난해 12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참존의 지난해 매출은 181억원에 그쳤으며 영업손실 53억원, 당기순손실 8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결손금은 1015억원에 달하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5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업계에서는 동원그룹이 참존의 브랜드 인지도보다 연구개발 및 제조 역량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화장품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상당한 초기 투자가 필요한데, 이미 관련 인프라를 갖춘 기업을 인수하면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실제 참존은 자체 연구개발 조직과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외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의존하지 않고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으로 토지 68억원과 건물 순장부가액 약 51억원 등의 부동산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동원그룹 내 기존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원그룹은 식품 제조뿐 아니라 포장재와 물류 등 다양한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를 화장품 사업과 연계할 경우 제품 생산부터 포장, 유통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매각이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토킹호스는 사전에 인수예정자를 선정한 뒤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향후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 조정이 이뤄질 경우 동원그룹은 참존의 기존 재무 부담을 일부 덜어낸 상태에서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참존은 현재 자체적인 성장동력을 상당 부분 잃은 상태지만 동원그룹처럼 자금력을 갖춘 기업이 인수한다면 충분히 재도약을 모색할 수 있다"며 "이미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자금 투입과 전문인력 확보를 통해 ODM 기업으로 전환하거나 기존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종 산업 기업들이 화장품 회사를 인수해 ODM 사업 등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다"며 "동원그룹 역시 K뷰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번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참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회생법원의 남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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