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취임 1주년이 다가오는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이사(사장)가 해외 뷰티사업 재편을 통한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주요 타깃지역인 중국에서는 더후의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관리하고 북미 및 일본에서는 두피, 구강 관리 등 기능성 제품의 현지 유통망을 넓히며 국가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3일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LG생활건강은 2026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4000억원 안팎, 영업이익 3600억원 안팎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연간 실적인 매출 6조3555억원, 영업이익 1707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이 올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건 뷰티부문의 수익성 변화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뷰티부문은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LG생활건강의 전체 실적 가운데 매출의 49%, 영업이익의 39%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이다.
LG생활건강 뷰티부문은 앞서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2025년 4분기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814억원까지 커져 LG생활건강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에서 영업손실 727억원을 내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회사 측은 2025년 4분기 뷰티 부문의 영업손실을 놓고 “전통 채널 축소와 온라인 및 H&B(헬스&뷰티) 비중 확대를 통한 국내 사업구조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북미와 일본 내 전략 브랜드 매출의 확대를 통한 해외사업 다변화도 지속하고 있다”고 개선 방향을 밝혔다.
LG생활건강의 사업구조 재편의 중심에는 이선주 대표가 있다. 그는 로레알 코리아와 엘앤피코스메틱, 유니레버 카버코리아 등을 거치며 뷰티 분야에서 활약한 마케팅 전문가다.이 대표는 2025년 10월1일 취임한 이후 뷰티부문의 수익성 회복에 특히 공을 들였다.
이를 위해 작년 12월 기존 뷰티사업부와 HDB사업부를 럭셔리뷰티, 더마&컨템포러리뷰티, 크로스카테고리뷰티, 네오뷰티, HDB 등 브랜드 중심으로 다각화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생활용품 사업에 속했던 닥터그루트와 유시몰 등을 뷰티부문으로 옮겨 기능성 브랜드 육성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의 리더십 성과는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뷰티부문의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LG생활건강은 2026년 상반기 매출 3조2340억원, 영업이익 2106억원을 거뒀다. 2025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6.8% 늘어난 수치다.
LG생활건강 뷰티부문의 실적 흐름과 함께 눈여겨볼 대목은 해외사업의 전략 변화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북미 매출은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크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5.0% 감소한 1760억원으로 북미 매출이 중국 매출을 넘어서게 됐다. 중국의 부진을 북미사업 확대로 상쇄하면서 2분기 전체 해외 매출은 5845억원으로 12.6%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LG생활건강은 북미지역에서 에이본사업을 담당하는 더에이본컴퍼니를 매각해 정리하고 자체 브랜드인 닥터그루트의 유통망 확대를 적국 추진 중이다. 닥터그루트는 2025년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3월 세포라 온라인몰, 5월 주요 매장의 특별 진열대로 접점을 넓혔다. 8월부터는 미국 세포라 424개 매장에서 제품 14종의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판매에서 대형 유통점, 전문 뷰티 편집숍으로 채널을 확장하며 빠르게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에서도 구강관리 브랜드 유시몰을 앞세워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5~6월 도쿄 하라주쿠의 상업시설 하라카도에서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기능성 제품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늘려 현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읽힌다. LG생활건강은 일본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해외 거점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판매망 확대보다는 기존 사업의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면세 공급 물량을 조절하고 더후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작업을 병행해 왔다. 올해 4월에는 ‘3세대 천기단’을 출시하고 상하이에서 글로벌 론칭 행사를 열기도 했다. 면세 물량에 의존한 외형 확대를 조정하면서 오히려 주력 브랜드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손예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해외 뷰티사업 전략을 놓고 “중국 면세 물량 축소와 에이본 등 저수익사업 정리로 외형 성장은 제한적이나 북미에서 자체 브랜드의 고성장으로 지역·브랜드 믹스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해외 인수자산 정리에 따른 비경상적 손실 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북미 자체 브랜드의 매출 성장 효과로 본격적인 수익개선 구간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해외에서 뷰티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실적이 힘을 받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 중”이라며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진전된 2027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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