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삼성전기가 단행한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생산능력 확대 계획에 생산장비 납기가 변수로 떠올랐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기판업체들의 증설이 잇따르는 가운데 장비 제작에 필요한 부품 조달에 제약이 생기면서 장비업체들의 적기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삼성전기가 계획한 시점에 필요한 설비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증설 일정의 관건이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세종과 베트남 생산거점에 총 6조7800억원을 투입해 AI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삼성전기가 단일 제품에 투입하는 투자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구체적으로 세종사업장에 4조2700억원을 투자해 고성능 FCBGA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베트남에는 2조5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세종사업장 투자 기간은 2028년 5월까지로 같은 해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을 고부가·고난도 제품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베트남에서는 글로벌 고객사의 물량 증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이처럼 대규모 증설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장비업체들이 필요한 설비를 제때 공급할 수 있느냐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FCBGA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장비업체들이 단기간에 생산 여력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장비를 구성하는 부품의 납기까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 삼성전자의 증설 계획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장비업체가 늘어난 주문에 대응하려면 제작에 필요한 부품부터 확보해야 하는데 이들 품목에도 납기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장비를 조립할 생산 여력이 있더라도 일부 구성품의 공급이 늦어지면 완성 장비의 출하 일정까지 밀릴 수 있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4월 이후 장비 수요가 갑자기 크게 늘었다”며 “장비를 구성하는 품목들도 납기 제약이 걸리다 보니 전반적으로 장비 생산 납기가 많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이 같은 공급 여건을 고려해 투자 계획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장비 납기 확보를 검토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려면 ▲장비 발주 ▲제작과 ▲반입 ▲설치 및 시운전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필요한 설비의 공급 일정에 대한 사전 조율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처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 장비 공급이 늦어지면 후속 공정 준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장비 발주 물량이 모두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기가 사전에 납기 확보를 검토해왔더라도 향후 발주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장비업체들이 필요한 수량을 요구 일정에 맞춰 공급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은 보통 투자를 고려하는 단계부터 장비 납기를 먼저 확보하려고 한다”며 “삼성전기도 증설을 염두에 두고 관련 사항을 계속 고려해 왔으며 계획이 어느 정도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 관계자는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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